클래스는 영원하다.
정유라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JTBC 기자는 현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체포되는 장면을 촬영해서 보도한 것은 기자는 사건을 보도만 할 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백하게 어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기자이기에 앞서 하나의 시민이고, 그의 신고는 양심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개인의 결정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가 시민으로서 신고하기로 했다면 보도를 포기했어야 했다. 그리고 만약 보도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관찰자로 남았어야 했다. 그게 보도윤리다. 그런 게 2017년 언론계에 남아 있다면 말이다.
가끔 학부모 대상 특강을 할 때가 있는데, 이런 질문을 한다. "한국의 고등학교 교육이 전 세계 1위가 되었다고 칩시다. 시설, 선생님, 학업성취도, 여러 면에서 OECD 1위가 되었다고 칩시다. 그러면 자녀들 과외 안 시키실 거예요?" 학부모들이 딱 한마디로 "아니오"라고 한다. 교육 관료보다 훨씬 똑똑한 분들이다. 왜냐고 물으면 바로 답이 나온다. "SKY에 들어가려면 1만등 안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순위 싸움이란 얘기다. 지위경쟁인 것이다. 공교육의 질이 낮건 높건 상관없이 좋은 대학 들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사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면 왜 꼭 좋은 대학에 가려는 것인가? 그래야 직업안정성이 보장된 곳에 취직할 수 있고, 보수도 높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사교육의 진짜 주범이다.
하버드, 스탠포드대에 동시합격했다는 천재소녀 해프닝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가 하버드, 스탠포드, MIT 등 미국 명문대 브랜드에 약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출판사분들과 이야기하면서 안 사실인데 번역서의 경우 한국에서는 미국 명문대교수가 쓴 책이라고 해야만 잘 팔린다고 한다. 책 내용이 아무리 좋고 해외에서 화제가 된 책이라도 지명도가 떨어지는 미국대학의 교수가 쓴 책이라면 별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