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모인 이들은 자연스레 서로의 건강을 걱정했고, 마포의료생협을 만들었다. 그러자 "사람 병원만 협동조합으로 만들 게 아니라 동물병원도 같이 만들자"라는 의견이 나왔다. 준비 끝에 2015년 6월, 사람 조합원 942명과 이들의 반려동물 1천700마리가 주인인 세계 최초 동물병원 협동조합 '우리동물병원 생명사회적협동조합'(우리동생)을 만들었다. 이들은 병원 2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반려동물을 자유롭게 풀어 두고 수다를 떨고 일상을 나눈다. 만남은 돌봄 네트워크로 이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은 출장·휴가로 집을 비우게 되는 조합원의 반려동물을 서로 보살피는 관계망을 만들었다.
메이커 운동에 관심이 높아지는 건 그만큼 많은 이들이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만든 고유한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필요한 것은 모두 살 수 있는데 왜 직접 만드는 데 의미를 둘까? "포화가 된 거죠. 옛날에는 생존에 꼭 필요한 게 있었는데 지금 사람들은 이미 필요한 걸 많이 가졌죠.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서 뭔가 이윤을 내는 제조업도 다 포화 상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