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헬멧을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사살이 왜곡전달됐다'며 SNS에 글을 올렸다.
위로인지? 약올리기인지?
이 집에는 먹는 법이 있다. 입 다물고 주는 대로 먹는 게 고수고, 먹고 싶은 걸 줄줄이 외는 건 중수다. 제일 하수는 '이거 물 좋아요?' 하고 되묻는 이다. 그러면 아짐은 딱 한마디 하신다. "물 안 좋으믄 저 개천(연등천)에다 확 버려야쓰것네." 고수건 하수건 공통점도 있다. 누구도 안주의 값을 묻거나 요리법을 챙기지 않는다. 알아서 먹을 만하게, 가장 어울리는 요리법으로 회 치고 지지고 볶는 까닭이다. 일식으로 치면 절세의 '오마까세(お任せ, 주방장이 재료와 요리법을 선택해서 자유롭게 구성하는 것)'가 여기 와서 울고 간다.
햄의 기름이 녹으면서 찌개는 단맛을 냈다. 걱정했던 노린내 같은 건 나지 않았다. 한 친구녀석이 '부대찌개에서는 미군 노린내가 난대' 하고 말했었던 것이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병장이 우리에게 농담을 던졌다. "찌개를 잘 뒤져봐요. 이빨 자국 있는 햄이나 쏘시지가 나올 거예요. 그게 진짜예요. 부대찌개니까. 미군 부대 찌개니까." 우리는 고개를 숙여 그의 충고에 감사를 표하고, 진짜로 숟가락을 들어 일제히 찌개를 뒤졌다. 토미 일병이, 조너선 상병이 씹다 뱉은 햄 조각을 찾으려고 말이다. 나는 그 순간에도 흑인 병사의 어마어마하게 큰 앞니 자국은 어떨까, 상상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