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세상을 구하거나 대단한 일을 해내려면 보통 이상의 능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남성들은 그렇지 않았다. 원작 '고스트버스터즈'만 해도 네 명의 남자들은 그리 잘난 게 없었다. 리메이크의 여성들과 똑같은 보통의 인간들이다. 별 거 아닌 보통의 남자들은 그동안 세상을 구하고, 엄청난 일을 하면서 영화와 소설에 등장했다. 여성은 그렇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고스트버스터즈'는 별 것 아닌 역할교대로도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 이제 보통의 여성들도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을 여기저기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남자들은 더욱 멋있어질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해지는 것은 어떻게 배트맨과 슈퍼맨을 봉합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것은 둠스데이의 등장으로 가능해지지만, 이전에 그들이 우선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선결과제가 생긴다. 증오가 함께하는 팀이 팀워크를 발휘할 리는 없으니까. 그래서 영화는 장치를 마련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언급은 않겠다. 각자 판단하시길 바란다. 나로선 그냥... 아 이럴 수도 있구나 싶어 되레 참신한 느낌 정도였다고 말씀드리겠다.
옛 노장 히어로들과 그 뒤를 이었던 슈퍼맨, 배트맨, 그린랜턴 같은 간판급 히어로까지 다 죽거나 은퇴하고 바통은 젊은이들에게 넘어가는 것 같았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네론이라는 악마가 히어로들을 유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네론은 카일 레이너에게 죽은 여자 친구를 되살려 주겠다고, 배트맨에게는 죽은 제이슨 토드를 되살려 주겠다고, 그리고 키드 플래시였다가 플래시의 옷을 물려받은 월리 웨스트에게는 죽은 배리 앨런을 되살려 주겠다고 유혹하였고, 악마와 거래한 악당들은 더욱 강한 힘을 얻으면서 지구를 위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