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은 먹이를 구걸했고, 왈라비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연말까지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아쿠아플라넷은 2014년 개장 당시부터 대형 육상 포유동물인 재규어 두 마리를 시험관 같은 유리벽 안에 전시해서 논란이 되었다. 사방이 뻥 뚫려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인데도 관람객의 눈을 피해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도 찾아볼 수 없었고, 야외방사장도 없었다. '유리감옥' 속의 재규어들은 사육장 안을 반복적으로 왔다갔다하는 정형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원주 드림랜드 폐업 후 유럽불곰은 곰 사육업자에게 넘겨진 뒤 죽은 채 발견되었으며,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는 부산 기장군의 한정식 식당으로 팔려가 전시되었다. 그동안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에게 즐거움과 잊지 못할 추억을 주었던 동물들의 은퇴식은 그렇게 초라하게 끝이 났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호르몬 변화나 신체 변화 때문이라고들 하지만, 독박육아와 경력단절도 큰 원인입니다. 육아 자체도 힘들지만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자아를 상실하는 과정에서 우울감이 생기는 거죠. 육아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우울하고요. 산후우울증은 단지 엄마여서, 여자여서 겪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 기억에 남편은 꽤 오랜 기간 산후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우울감인지 우울증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제가 곁에서 느끼기에는 정말 딴사람이 된 것 같았죠. 제가 아무리 남편의 기분을 살핀다 한들, 남편의 독박육아를 해소할 방법은 없었기 때문에 남편은 오래도록 혼자 아파야 했습니다.
소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동물이다. 소는 사람보다 청력이 훨씬 민감한데, 특히 고주파에 민감해 사람이 듣지 못하는 간헐적인 소음에도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또한 300도 이상의 넓은 각도를 볼 수 있는 시력을 갖고 있는 소는 빛의 대조에 민감하고 움직이는 물체가 보이면 쉽게 겁을 먹는다. 어차피 도축될 동물인데, 주인 맘대로 시위에 좀 동원하면 어떠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받는 대우도 이 지경인데 웬 동물 타령이냐"고 한다면, 일단 잘 먹고 살아야 한다며 경제 성장이 먼저, 노동자 인권은 나중이라던 경제성장주의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유리벽 앞에 모여선 관람객 네다섯 명이 벽 너머를 응시하고 있었다. 벽 너머에는 마치 작은 밀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그곳에 살고 있다는 퓨마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목소리를 한껏 낮춰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기다리던 사람들은 곧 망설임 없이 몇 걸음 옆에 설치된 스크린 앞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다음 동물을 찾아 나섰다. 어느 누구도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왔는데 동물은 어디 있느냐'고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2008년, 영국에서는 반려동물 대여업이 '동물 소유권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를 양산한다'는 이유로 법으로 금지되었다. 같은 해 미국 보스턴 시의회에서도 동물 대여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이어 메사추세스 주에서도 '동물을 일회용으로 취급하도록 조장한다'는 근거를 들어 동물대여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반려동물 대여업'은 이제 일본과 우리나라 정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동물을 영구적으로 입양한 경우에도 반려동물이 한 가정에 적응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며칠 간격으로 바뀌는 환경에서 이 사람 저 사람과 살다가, 다시 업체로 돌려보내지면 다음 '손님'을 받을 때까지 케이지에 갇히는 생활을 반복하는 것이 동물에게 얼마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 것인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행동반경이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야생동물을 좁은 공간에 사육하는 것은 동물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수십 차례 증명된 바 있다. 2008년 영국 옥스포드대 연구팀은 유럽 내에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코끼리 4천 5백 마리에 대해 1960년부터 2005년까지 4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코끼리는 야생에서의 평균 수명이 35.9년인데 비해 동물원에서는 16.9년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동물이 다른 동물이나 사육사, 관광객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현상은 사자, 호랑이 외에 동물에게도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자신의 분변을 먹거나, 음식물을 계속해서 게워내고 다시 먹는 행동(regurgitation), 혹은 의미 없는 행동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상동증(stereotypy)의 형태로도 나타난다. 실제로 동물원에 가보면 아무리 규모가 큰 동물원이라 하더라도 이상행동을 보이는 동물이 없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곰이 얼굴 털이 닳아 빠지도록 쇠창살에 얼굴을 비비며 고개를 끊임없이 흔드는 모습을 보고도, 사람들은 '곰이 테크노 춤을 춘다'며 손뼉을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