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권고했을 뿐 강제하지 않았다” - 세종대
노 전 대통령은 메모광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지난해에 이어 36위를 유지했다.
매년 발표되는 교수들의 논문 수는 7만 편이 넘는다. 천박한 발상일망정, 이걸 비용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전체 교수 인건비의 절반 정도는 잡아야 하지 않을까? 그 논문들이 널리 활용된다면 이런 천박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련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대다수 논문은 관련 연구자 10여 명 정도만 읽고 사실상 사장된다는 말을 학계에선 공공연히 하고 있다. 논문이 그 정도로 읽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뜻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로서 '교육 마피아'를 척결해야 한다. 이들은 교육부 고급관료만이 아니다. 비리사학의 '소유주'들 외에도 각종 위원회에서 교육부의 충실한 꼭두각시 노릇을 하거나 장차관 자리를 꿰차는 교수들을 포함하며, 교육부 출신으로 교수, 총장, 이사(장)으로 변신하는 이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실상은 아직 대중에게 충분히 폭로되지 않았다. 총장 외의 주요 비리 관련 교수가 다 구속된 이화여대의 경우, 지원한 정부 재정지원사업이 모두 선정된 일은 '비선실세'와 더불어 교육부의 조직적 공모자(들)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지만 아직 진상은 숨어 있다.
법안대로면 대학이 문을 닫아 실직하는 교직원에게는 대통령령에 위임되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는 직업훈련비와 명예퇴직 수당을 던져주고, 졸지에 학교가 없어진 학생에게는 그 학기 등록금을 돌려주는 정도로 퉁치는 대신, 법인 이사나 특수관계자는 수십년간 등록금과 정부지원으로 불어난 잔여재산을 살뜰히 털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 말이다. 가히 개돼지와 사람이 따로 있는 '신분제 강화' 법안이라 할 만하지 않은가.
우리나라 사립대학 등록금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다. 2014년도 학부 등록금을 비교해보면 미국 21,189달러, 우리나라 8,554달러, 호주 8,322달러, 일본 8,263달러로 우리나라 국민소득 대비 사립대학 등록금이 아주 높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석사 학생 등록금은 1만 2천 달러를 넘어서서 호주와 일본의 두 배 수준을 넘는다. 학부 학생 100명 감소는 85만 달러의 수입 감소를 의미하는 상황에서, 학생이 줄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소득원이 별로 없는 대학으로서는 학생 수 감축은 곧바로 대학의 재정위기로 직결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학부정원을 지키려고 애를 쓸 수밖에 없다.
지금 이 땅의 교수들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70년대 말 80년대 초중반 학번 교수님들은 시간강사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 때에는 너희보다 더 힘들었다 혹은 너희가 실력이 없어서 그런거다라는 식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학기 초에 개강했다고 강사들이 인사하러 가면 유학시절의 무용담이나 최근에 맡은 대형프로젝트에 대한 엄살을 늘어놓는 교수들은 많겠지만 시간강사의 처우를 물어보거나 걱정하는 이 땅의 교수가 얼마나 되겠는가?
기본적으로 고등학교의 직업계열교육과 전문대학 개혁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건 명확한 것 같다. 전문대학은 고용기금을 가지고 운영되는 폴리텍 모형이 있으니 잘 들여다보고, 제조업 위주로만 협소하게 구성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국공립대학의 등록금을 실질적으로 현격하게 낮추고, 미국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소수 계층 우대 정책)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저소득층 자녀일지라도 학업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좋은 지방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자. 지방대학도 살리고 교육 불평등도 해소할 수 있다.
물론 학령인구의 감소가 대학현장에 미칠 충격을 줄이고 대학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취지 자체를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학의 질은 한국 대학의 구조적 병폐를 그대로 둔 채 대학들을 서로 경쟁시킨다고 높아지지 않는다. 한국은 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OECD 하위권이며 사적 재원이 73퍼센트에 달해 70퍼센트가 공적재원인 OECD 평균과는 정반대다. 사학이 전체 대학의 80퍼센트를 넘고 그 대부분이 족벌경영을 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고액등록금을 내고도 부실한 교육환경을 감수해야 한다.
가끔 학부모 대상 특강을 할 때가 있는데, 이런 질문을 한다. "한국의 고등학교 교육이 전 세계 1위가 되었다고 칩시다. 시설, 선생님, 학업성취도, 여러 면에서 OECD 1위가 되었다고 칩시다. 그러면 자녀들 과외 안 시키실 거예요?" 학부모들이 딱 한마디로 "아니오"라고 한다. 교육 관료보다 훨씬 똑똑한 분들이다. 왜냐고 물으면 바로 답이 나온다. "SKY에 들어가려면 1만등 안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순위 싸움이란 얘기다. 지위경쟁인 것이다. 공교육의 질이 낮건 높건 상관없이 좋은 대학 들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사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면 왜 꼭 좋은 대학에 가려는 것인가? 그래야 직업안정성이 보장된 곳에 취직할 수 있고, 보수도 높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사교육의 진짜 주범이다.
내년까지 2만7000명이 지방으로 더 내려가겠지만, 이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 역시 20%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왜 그런가? 무엇보다도 자녀교육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인서울'이라는 속어의 유행이 잘 말해주듯이,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한 집착이 병적인 수준으로 대중화된 세상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지방으로 데리고 내려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인서울' 강화 정책을 씀으로써 오히려 혁신도시 사업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 교육부가 추진한 전국 4년제 대학 204곳의 2015학년도 정원 감축분 8207명 중 7844명(96%)이 지방에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