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화해? 갈등과 분란을 몰고 오네.
국정교과서의 반대말은 대안교과서가 아니다. 국정교과서의 반대말은 역사교사의 자율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이며, 학생들의 비판적 탐구를 격려하는 수업혁신이다. 진보교육감들은 진정 진보적이라면 국정교과서 반대편에서 또 다른 교과서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일선 학교의 교육과정 재구성의 재량권을 넓히고, 교사들의 수업혁신을 지원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 대안 역사교과서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 책의 성격이 단지 여러 자료들 중 하나이며 단지 하나의 해석에 불과함을 명시해야 한다. 그것이 국정교과서를 이기는 길이다.
필자는 뉴라이트 운동의 대부 안병직 교수의 제자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서울대 경제학부 이영훈 교수와는 안병직 교수 아래에서 동문수학했다. 2005년경부터 시작된 이영훈 교수의 역사 교과서 비판은 지금 청와대가 밀어붙이고 있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의 진원(震源)이다. 근원을 파헤치지 않으면 잘못을 바로잡기 힘들다는 마음에서 스승과 선배를 정면 비판하는 부담을 감수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