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들은 대기오염 저감시설과 고효율보일러를 적용한 석탄발전소를 "친환경" 또는 "청정" 발전소라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오염물질 저감 기술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대기오염물질 발생과 온실가스 배출을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필터를 쓰고, 순한 성분을 첨가해도, 담배는 여전히 건강에 해로운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환경부가 밝힌 2017년 미세먼지 대책 예산은 4834억원입니다. 4800억원 중 2496억원이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이고 687억원은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에 들어갔으니까 65.8%가 친환경차 보급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런데 친환경차 1대 보급 시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연간 0.1㎏인 반면, 노후 경유차를 1대 폐차하면 연간 1.5㎏, 경유차 버스를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대체하면 무려 25㎏의 효과가 발생한답니다. 당연히 친환경차 보급보다 경유차 개선 사업이 우선인 거죠. 하지만 경유차 개선 예산은 166억원에 불과하고 친환경차 구매 보조금만 퍼주고 있으니, 이건 미세먼지 대책 예산이 아니라 '현대·기아차 퍼주기 예산'이라 해야 맞지 않나요?
한국의 브레이크 프리가 충남 당진에서 진행된 이유는 세계최대 석탄발전소가 바로 이곳에서 가동 중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10기, 즉 6,040메가와트(MW)로 원전 6기와 맞먹는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발전소가 당진에서 운전 중입니다. 여기에 기업인 'SK가스' 가 신규 석탄발전소인 '당진에코파워'를 추가로 건설하려고 합니다. 용량이 1,160메가와트(MW)로 원전 1기와 맞먹는 큰 규모죠.
대한민국을 둘러싼 불명예스러운 기록들이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은 상승했지만, 자살률은 최고이고, 출산율은 최저이며, 65세 이상 빈곤율은 최악입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은 이런 한국의 상황을 대변하는 단어일 겁니다. OECD 중 한국의 불명예 1위는 도대체 몇 개? 절망스러운 기록들 위에 또 다른 기록들을 보탠다는 것이 유쾌하지 않지만,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OECD 중 최악' 타이틀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이 기록들은 바로 석탄과 연결돼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브레이크 프리'가 필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 한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석탄화력발전소가 운전 중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당진 석탄화력발전소가 그 주인공이죠. 더 안 좋은 소식은, 지금도 '세계 최대'인데 여기에 새 석탄발전소가 추가된다는 것이죠. SK가스는 당진 석탄화력발전소 옆에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계획 중이고, 산업부는 이를 승인했습니다. 이로 인한 환경오염 및 건강피해는 당진지역 주민뿐 아니라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에 있는 우리 국민들 모두에게도 미치게 되죠.
이윤 창출에 좋은 사업이라는 입장과 달리, 석탄화력발전소가 지역 주민과 한국 사회에도 결코 값싸고 경제성 있는 발전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지역의 피해를 넘어 한반도 전역에 피해를 주며, 나아가서는 전 지구적으로도 피해를 미칩니다. 이유는 초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