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의원은 총선을 위해 특수학교 부지를 이용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용할 만한 여론이 뒷받침되고 나서야 정의의 사도로 나서려 한다. 잠자코 있던 나경원 의원도 시류에 편승하기 위해 긴급간담회를 연다. 장애 아이 부모로서 마치 이제야 책임감이라도 느끼듯. 삼총사가 욕을 먹는 이유이며, 장애 아이의 부모로서 내가 자괴감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은 정치적으로 이용가치가 있을 때만 정당한 제 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사살당한 느낌이 들어서다.
사드 배치는 성주 주민들의 문제지 다른 지역 사람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고약한 흐름인데, 사드 배치를 마치 동네에 쓰레기장이 들어오는 문제로 보자는 것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그것과 관계없는 성주 외 지역 사람들이 반대하면 무슨 나쁜 의도가 있는 것처럼 비쳐진다. 이것은 사드 배치 반대를 님비현상이자 국가안보를 등한시 하는 비애국적 행동으로 몰아갈 수 있는 논리다.
가족 중에 누군가가 죽었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직접 경험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죽음의 처리 과정이 시작됨과 동시에 선택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실은 하나도 선택할 수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과정이 시작됨과 동시에 '장례지도사'가 친절히 도와준다. 매뉴얼에 따라 해야 할 것들을 설명해준다. 그리고 관부터 시작해서 자질구레한 물건들까지 등급이 정해져있다. '장례지도사'가 유족의 곁에 와서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고 묻는다. 이 현장에서 '흥정'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