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투병 끝에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 영화의 전설.
'누벨바그의 어머니' 아녜스 바르다가 세상을 떠났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의 감독.
라디오 7시 뉴스 할 때 아직도 기억나요. 백남기 농민 사건때 물대포가 아니라 물줄기라고 쓰여진 대본이 왔어요. 그거 읽어야 했을 때 정말 착잡하더군요. 제가 9시 뉴스했던 사람이니까, 아예 그 단어를 빼버리고 제가 멘트를 새롭게 해서 읽었어요. 요 근래 몇 년 동안 너무 말도 안되는, 읽고 싶지 않은 기사들이 막 들어왔어요.
편하고 안전한 길이 있고, 어렵고 불편하지만 양심을 따를 수 있는 길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이 전자를 택한다. 우리는 가족을 건사해야 하는 약한 존재다. 쉽게 손가락질할 수 없다. 그런데 아주 가끔 이상하게도 다수의 시민이 후자를 따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반드시 역사가 바뀐다. 〈택시운전사〉는 바로 그 양심에 관한 영화다. 결국 끝내 역사를 바꾸었던 시민의 양심에 관한 이야기다. 80년 5월의 금남로에서 87년 6월의 광장, 그리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발휘되었던 우리 공동체의 양심 말이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감독으로 살아남기 위해 꼭 '거장'이 돼야만 하는 것일까. 아니었으면 좋겠다. 어느 분야의 '최고'만이 살아남는 사회는 결코 행복한 곳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세상을 떠난 스페인 감독 헤스 프랑코는 82년 간 250여편 이상의 영화를 감독, 제작했다. <뱀파이어 킬러 바비>, <백인 식인종 여왕> 등 제목만으로도 그 허접함이 느껴질만한 시(C)급 영화들을 평생 만들어왔던 그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 한 해 동안에도 네 편의 영화를 감독했다. 현실적으로 나 같은 감독이 부러워야 할 대상은 임권택 감독이나 폴란스키가 아니라 프랑코다. 거장이 아니더라도 죽을 때까지 영화만 만들면서 살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