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종로에서 열린 게이커뮤니티 행사에 가다
적당한 도움을 구하거나 약간의 배려가 필요할 때 당연히 알려야 하는 불편함임에도 낯선 사람 낯선 장소에서는 한 번씩은 쭈뼛거리게 되는 것 같다. 중도에 우리학교로 전학을 오는 학생들 중에도 그런 친구들이 종종 있는데 책에 얼굴을 가까이 대는 것이 싫어서 보이는 척을 하기도 하고 지팡이 들고 다니는 게 싫어서 여기저기 상처를 달고 다니는 녀석들도 있다. 뻔히 드러난 장애임에도 장애를 드러낸다는 것은 장애를 인정하는 것과는 또 다른 힘든 과정인 것 같다. 얼마 전 우리학교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학생이 전학을 왔다.
매번 지하철 승객 한 사람을 골라내 "저 분의 머리를 레저 커트에 무슨 스타일로 변형시켜보라"는 시뮬레이션 과제를 부여하기도 했다. 빡센 실습 한 달이 지나자, 수습미용사가 그만뒀다. "집이 너무 멀다"는 게 이유였다. "허무했지만 후회는 안 한다"고 했다. 어딜 가서든 그 젊은 친구가 한 달 교습 내용을 잘 활용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 수습을 가르치면서 자신이 더 많이 배운 것도 소득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