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의 커밍아웃 이후 한국 사회는 변했다. 정말인가? 절반은 진실, 절반은 거짓이다.
‘깽판’ 전통은 12년이나 이어졌다.
그는 임기 목표를 '지방분권'이라고 말했다
"페미니즘을 배우고 난 뒤에야 '여성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걸 알게 됐어요."
첫째, 이들의 성적욕망의 표현은 특별한 예외가 아닌 한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취급하는 데 집중한다. 이런 태도는 상업적 포르노그라피만이 아니라 여성 연예인, 일반 여성을 촬영한 사진의 공유 및 "품평", 소개, 나아가 (성적 대상으로서) 여성에 대한 갖가지 평가와 농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범위에 걸친 행위에서 발견된다. 둘째, 이들은 성평등, 정치적 올바름 등의 사회적 규범을 명백히 위반하는 자신들의 행위를 진보·자유주의의 다양한 수사를 빌려와 정당화하고자 한다. 이것은 단순히 수사적 차원에서의 전유만은 아니며, 일부는 실제로 자신을 진보적 유권자·시민으로 규정한다.
별다른 공신력 있는 자료도 없고, 자신들이 직접 근거로 내세운 엠마 왓슨의 연설에 "Gender Equalism"이 전혀 언급되지조차 않는다는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이러한 주장 혹은 망상이 반년 가까이 제멋대로 자라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관찰대상이다. 우리는 "성 평등주의"가 여성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용어로 제시되어 여러 남초 커뮤니티에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진 상황을 ①한편으로 껄끄러운 여성주의(자)를 덜 합리적인 이들로 낙인찍어 몰아내면서도 ②동시에 이제 현실적으로 정당화되기 힘든 과거의 남성우월주의로 퇴행하는 걸 피하면서 ③합리성·정상성과 남성의 권리를 함께 점유하고픈 한국 남성들의 욕망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영화들에 대한 비판에서 중요한 점은 이들이 비판하고 있는 것이 개별영화가 아닌 이런 부류 영화의 유행과 흐름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알탕 영화들은 대부분 여성혐오적이지만 그와 별도로 남자들만 나오는 영화를 하나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이런 영화들이 비정상적으로 많고 그 비정상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풍토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연상호 감독의 존재는 「부산행」에서 괜찮은 오락영화 이상의 것을 기대하게끔 만든다. 그의 전작인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는 이제는 거의 모든 예술장르에 걸쳐 희귀해진 리얼리즘의 수작이다. 이 영화에서 판타지를 걷어내면 감독의 전작들과 공명하는 메시지가 추출된다. 회복과 구원의 가능성은 사라졌는데, 우리가 딱히 악해서가 아니라 살려다보니 남과 나를 함께 망가뜨리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영화에는 좀비 장르 전체를 통틀어서도 굉장히 이례적인 장면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