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이 아니다.
여자의 몸이 구석구석 과일과 어패류가 되어가는 한편, 가슴 큰 여자는 젖소 부인이라 부른다. 여성의 가슴골을 '젖무덤'이라 표현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여자 인간은 그냥 포유류 암컷인가 싶다. 하지만 어린 여자를 영계라 부르는 걸 보면 여자는 조류인 것도 같다. 아니다. 성폭력 피해자가 꽃뱀이 되는 걸 보면 여자는 파충류일 수도 있다. 그도 아니다. "룸에 가면 자연산을 더 찾는다"는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을 떠올려 보니 여자는 자연산 활어회, 그러니까 어류일 수도 있구나. 하지만 만취한 여자는 골뱅이라 부르니 패류로 확장되기도 한다.
여자는 눈의 크기로, 피부의 부드러움으로, 몸의 곡선으로만 가치가 인정되는 존재가 아니다. 여성기는 남성기를 잘 조이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여성의 가슴이 남성에게 성적 쾌락을 주기 위해 발달하는 것도 아니다. 여자가 지킬 제 1의 미덕이 처녀성인 것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 남자와 섹스했다고 해서 순결을 잃고 더러워지는 것도 아니다. 낯선 이에게 번호를 주며 예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황송해하거나, 거절하며 죄송하다고 고개 숙여야 하는 입장도 아니다. 그냥 사람인데, 성별 범주로는 여성이다. 왜 이걸 받아들이는 걸 그렇게 어려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