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의 유행은 사람들의 몸뿐 아니라 정신에도 후유증을 만들어낸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3년 만에 발생했다.
동물원 낙타들이 중동에 간 적이 없다고 해서 웃어 넘길 일 만은 아니다. 실제로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에 대한 정부의 방역체계는 놀랄 만큼 허술한 경지에 와 있다. 메르스뿐 아니라 에볼라,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등 신종 전염병의 대부분은 동물과 사람 사이에 전이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야생동물 수입 시 눈으로만 진찰하는 임상검사 외에 별다른 검역을 하지 않는다. 지난 5년간 우리나라로 수입된 야생동물 4만6354마리 중 질병에 대한 정밀검사(조류 인플루엔자)를 받고 수입된 동물은 2013년 중국 시진핑 수석에게 선물 받은 '따오기' 단 두 마리에 불과했다.
말레이시아 남성은 메르스 환자로 확진되기도 전인 병원 입원 당일(10일) 격리병실에 수용됐다. 이 환자도 처음엔 클리닉에서 치료 받다가 나중에 큰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방역 당국이 이 환자와 긴밀 접촉한 가족ㆍ친구ㆍ의료진 등 199명을 검사한 결과 전원 메르스 바이러스 음성(陰性)이었다. 여기엔 메르스 환자와 순례여행을 함께 했거나 귀국 항공기를 동승한 사람들도 포함돼 있었다. 논문에서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항공기 동승객 24명 중 3명과 접촉이 닿지 않자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신문에 광고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