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 진행되는 한 주 동안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것을 보니 아이작 아시모프가 떠올랐습니다. 그는 어려서 로봇을 위험한 존재로 그리는 작품을 읽으며 자랐는데, 로봇을 좀 더 긍정적으로, 사랑스런 존재로 그리고 싶어 로봇 얘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로봇'은 '노동'을 뜻하는 체코어 '로보타'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아시모프는 '로봇공학'이라는 말을 만든 사람이고 1942년 단편소설 '런어라운드(Runaround)를 통해 '로봇공학 3원칙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인터뷰하며 "나는 거의 평생 늙은 사람들을 돌봐왔어요. 나는 '결코 늙지 않을 거야, 늙는 건 전혀 재미있는 일이 아니야'라고 말해왔어요. 난 이제 나도 한물갔다는 걸 알아요. 좋아지는 일 따위는 없을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는 "최선의 삶을 살 수 없다면 퇴장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고 합니다. 파라오의 기사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이 덕에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나라이지만 노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죽음을 준비하는 대신 죽음을 피하려고 합니다.
제일 중요한 이유는 백종원이라는 사람의 자신감과 거기서 비롯된 솔직함입니다. 자신의 음식이 '집밥'과 거리가 먼 자취생의 한 끼 때우기 용이라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인정하고 '사과해야 할 때 사과하는' 솔직함과 자신감입니다. 그는 모 음식평론가가 자신의 음식에 대해 비난투로 평했을 때도 음식평론가는 그럴 수 있다고 태연하게 반응했습니다. 말은 많이 하지만 무슨 뜻일지 알 수 없고, 사과해야 할 때 하지 않는 대통령의 나라에서, 백 씨가 보여주는 투명함이 그를 엔터테인먼트 세계의 대세로 만드는 것입니다.
경향신문이 단독으로 보도한 기사를 보니 현 정부는 '무능'할 뿐만 아니라 나쁜 정부입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관련 정보를 늦게 공개하는 등 메르스 발병 초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온 국민을 '메르스 패닉' 상태에 밀어 넣고도 반성하기는커녕 '그들만의 리그'를 강화했으니까요. 경향신문 정원식 기자의 기사를 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6월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의뢰를 받아 온라인 메르스 관련 광고를 냈는데, 소위 진보 성향으로 불리는 인터넷 매체들은 방문자 수가 많아도 광고를 수주하지 못했으며, 광고는 보수 성향 매체들에게로 몰렸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가 선정한 '201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의 여성'에서 1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 말고 리스트에 오른 한국인은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으로 100위를 차지했는데, 포브스는 일각에서 '작은 이건희'로 부르는 이부진 씨가 한국 여성 중 가장 부자라고 보도했습니다. 포브스 리스트를 보니 부끄럽습니다. 다른 나라 여성들은 제 힘으로 리스트에 올랐는데 유독 우리나라의 두 여성만 아버지 덕으로 올랐으니까요.
박용성 씨를 보고 있으면 '부자가 삼대 가기 어렵다'는 옛말을 생각하게 됩니다. 1880년대 할아버지 박승직 씨가 시작한 사업이 아버지 박두병 씨를 거치며 '두산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다는 박두병 씨, 아들 박용성 씨는 왜 사람을 키워야 할 대학까지 장사의 수단으로 다루는 것일까요? 게다가 중앙대의 뿌리는 1932년 4월 여성인 임영신 씨가 세운 중앙보육학교와 이듬해 개교한 중앙사범학교, 1946년 설립된 중앙여자대학입니다. '분 바르는 여자'가 세운 학교에서 '분 바르는 여자'를 차별하는 것, 어불성설이 아닙니까?
황석영씨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1989년이고 '님을 위한 교향시'도 1991년에 만들어졌으니 1982년에 만들어진 이 노래와 북한은 아무런 관계도 없고, 이 노래를 제창하면 '국민 통합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제창을 금한 보훈처의 결정으로 국민은 이미 분열되었습니다. 기념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 노래를 불렀는데, 이 노래의 제창을 반대하는 보훈처와 일부 보수단체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이 노래를 부르면 김 대표와 문 대표는 '빨갱이' 혹은 '종북'이 되는 걸까요?
'어린이날'은 공휴일인데 '어버이날'은 공휴일이 아닌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린이날'이 공휴일인 건,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온종일 함께 놀아주는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어버이에게도 함께 놀아드리는 게 가장 좋은 선물 아니냐고요?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늙으신 어버이가 원하는 건 무어냐고요? 그건 장성한 자식(들)을 '보는' 것입니다. '노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입니다. 아이들 사랑은 하루 종일 해도 되지만 부모에 대한 효도는 하루 종일 하지 말고 평소에 자주 조금씩 해야 합니다. 온종일 함께 노는 대신 자주 찾아뵈어야 하는 거지요.
직장에 다니며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엄마의 일에 대해 설명해주는 게 좋습니다. 아침에 엄마와 헤어지기 싫어하는 아이와 헤어질 때, 엄마도 너와 하루 종일 놀고 싶지만 그러면 엄마가 일을 못하게 되고 그러면 엄마가 사회적 역할도 못하게 된다는 걸 차분히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너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너의 일은 노는 것이지만 엄마의 일은 이러저러한 것이다. 우리 각자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몇 시에 다시 만나자'라는 식으로 설명해주는 겁니다. 사람들은 '어린애가 뭘 안다고 설명을 해요?'하지만, 아이들은 다 압니다. 아직 말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까지도 설명하면 다 알아듣습니다. 아이는 '작은 사람'이지 '바보'가 아닙니다. 문제는 어른들입니다. '아이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