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일제가 경부선 부설 목적으로 조선의 지리를 측량하기 위해 일본인 측량기술자들을 동원 5만분의 1 지도를 만들고 나서 대동여지도와 비교해보니 별 차이가 없어 놀랐다는 이야기는 사실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근대 유럽에서 첨단 지도제작 기법을 배운 전문가들이 만든 지도와 몇 사람의 발로 만든 지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지도 이야기가 아니다. 개방과 혁신에 관한 이야기다.
아재 개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부장 개그다. 부장 개그는 아재 개그에 계급적 폭력성이 추가된 개그다. 맥락은 필요 없고 듣고 바로 웃어야 한다. 크게 웃어야 한다. 이제 부장님은 예능의 신, 개그의 신으로 등극하고 세상은 웃음이 가득한 평화로운 지상 낙원이 된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다. 적당히 웃어주고 월급 받으면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충분히 참을 수 있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다른 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맥락이 없는 개그에 자동 반응하다 보니 어느새 부장 개그를 따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