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베가 완전히 틀렸다고 말한다
촛불혁명을 이끈 것은 인내와 자제력을 가지고 거리에서 압력을 가해온 시민의 공이지만, 정치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들이 엄동설한에 고생할 이유도 없었다. 따라서 시민의 요구와 괴리되어 있는 지금의 정당·의회·선거제도는 꼭 개혁돼야 한다. 상향식 공천, 비례대표제의 확대, 중·대선거구제의 도입뿐 아니라 정보기술혁명과 함께 실현 가능성이 커진 국민소환제를 포함한 직접민주주의 요소의 강화가 정치개혁의 핵심 목록에 올라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는 부패한 권력자를 내쫓는 데 주력했다면, 지금부터는 부패한 권력자가 나오지 않는 토양 만들기에 눈을 부릅떠야 한다.
박근혜씨가 사퇴를 하건 탄핵이 되건 그 후 대선이 진행되는 두 달 동안 '칩거 정치'를 전개할 것이다. 특검 수사 거부에 이어 그는 검찰 수사도 요리조리 거부하면서 버틸 것이다. "강제로 잡아가려면 잡아가라. 끌려 나가는 모습 보여주겠다"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다. 보수언론에서는 국민대화합을 위해 전직 대통령 불처벌이 필요하다는 기사가 나올 것이다. 그 속에서 그는 자신을 지지하는 자유당, 어버이연합, 일베 등 극우수구세력의 총궐기를 조장할 것이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탄핵심판 기각을 바라는 태도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행태들을 끊임없이 보이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대통령측 대리인단이 탄핵기각을 위해 변론을 한다는 인상을 주진 않았다. 그보다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변론을 최대한 지연시켜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기 전에 결정이 내려지는 걸 막는데 사활을 건 듯 보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에 탄핵심판에 대한 결정을 내릴 의사를 분명히하자 대통령측 대리인단의 전략적 목표는 탄핵결정의 '지연'에서 탄핵결정의 '무효화'로 변경된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