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에서 진행한 사찰의 목적은 지금까지 좌파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해서라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했다. 물론 좌파를 발본색원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넌센스다. 권력을 잡았으면 화합을 해서 다 끌고 가야지, 좌파를 발본색원 하겠다며 사찰을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냉전적 사고에 바탕을 둔 구태의연한 발상이다. 그러나 그것도 시늉에 불과했으며 사실은 다른 짓을 하기 위한 구실이었다. 자신들이 국정을 마음대로 농단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찰을 활용했던 것이다.
밀실 인선은 해당 인권위원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게 만드는 효과가 있기에 더 우려스럽다. 실제 인권위에 진정된 건의 상당수는 국정원, 검찰, 경찰, 교도소 등 국가기관이 가해자인 경우다. 특히 박근혜정부 들어 국가기관에 의한 인권침해 진정이 매년 1만건 이상이다. 인권위원장이 임명권자의 눈치를 본다면 국가의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감시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지금 가장 큰 인권침해 현안인 국정원의 스마트폰 해킹, 불법 감청 및 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한마디 의견표명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