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영화'로서 좋은 영화인가. 이런 답변이 있다. "옳은 주제를 지닌 영화가 옳은 것은 아니고, 옳은 생각을 하는 이의 영화가 옳은 것도 아니며, 오직 자신의 형식으로 옳다고 느껴지는 자리에 올라 있는 영화만이 옳다. 영화의 사회적 가치와 영화적 성취를 혼동한 나머지, 한 편의 영화에 자신의 사회적 정의감을 온전히 의탁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정한석 평론가) 이 주장에는 영화 '군함도'를 평가하는 일종의 기준이 들어있다. 어느 영화 혹은 문학이 좋고 안 좋고의 문제는 그 영화가 내세우는 "사회적 정의감"(항일 민족주의 등)의 유무가 아니라는 것. 영화의 좋고 나쁨은 그만의 고유한 "형식"을 통해 거둔 성취로만 평가된다는 것.
"보통 사람들에게서 악마성 같은 기질이 관성처럼 터져 나오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관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후반부에서 느껴지는 처연함도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감정이라 생각했고. 방금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윽박을 지르는 보통 사람들이란 우리가 평소에 인간적이라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그런 순간이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들 입장에선 굉장히 슬프게 다가올 거라 생각했다."
영화 '우리들'에는 신비로울 정도로 진짜인 연기가 담겨 있고 현실 속의 아이들이 처한 상황이 담담하지만 서늘하게 펼쳐진다. 결정적으로 한국영화 사상 주인공들의 감정이 이렇게도 높은 밀도로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영화는 지극히 드물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고 그들이 할 법한 고민만을 하고 있지만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이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