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간 임금수준의 차이는 제도적·사회적 '성차별'에 기인한 것이 아니며 남성과 여성에 내재한 어떤 본질적 경향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 즉 남성이 좀 더 높은 수당을, 여성이 보다 낮은 수당을 지급하는 일을 선택하는 '자연적' 기제가 있거나 혹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효율적이고 유능한 인력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게시물의 내용은 상당히 문제적이다. 카드뉴스가 인용하는 발화자들이 실제로 어떤 인물이며 무슨 말을 했는지를 검토해봐도 우리는 게시물의 '지적 권위'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것이며, 제작자가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인용대상을 편의적으로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애초에 연구자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출처나 링크조차 표기하지 않는 게 매우 이상하지 않은가.
연간 임대소득 1,500만원 미만 가구가 전체 임대소득가구의 75%를 차지한다. 한 달에 150만원이 안 떨어지는 셈인데 관리비 등등 감안하면 "임대업이 꿈"이라고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반면 상위 10%부터는 적어도 연간 4,000만원 이상의 임대소득을 올린다. 8.6%의 10%이니 전체 가구의 0.86%만이 이러한 고소득을 얻는 것이다. 임대소득의 집중도 문제가 다시 드러난다.
돌아보면 2000년 한국 수치는 충격적입니다. 당시 2위 멕시코보다 무려 200시간 더 일했습니다. 살인적인 수준이지요. 하지만 15년 동안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한국 노동시간은 극적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때부터 함께 최상위 랭커였던 형제 국가 멕시코, 칠레, 그리스의 하락세와 비교하면 그 사실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한국은 여전히 "개노답 삼형제"의 일원이지만, 명백히 발전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발전해왔다는 사실,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오늘의 한계에 면죄부를 주지는 않습니다. 개선이 필요하다면 비판해야 합니다. 지금껏 발전해 올 수 있었던 이유도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해온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이공계열은 인문사회계열보다 높은 소득을 약속합니다. 그리고 대다수 국가에서 이공계 직종 종사자 대부분이 남성입니다. 성별 직종분리와 임금격차의 원인을 여기에서 찾는 주장도 있습니다. 남성들이 "수학의 힘"에 힘입어 고임금을 받는다는 겁니다. 이 주장을 검증하려면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1) 여성 이공계 종사자는 정말 적은가? 2) 이공계 임금은 정말 높은가? 3) 이공계 전공 여성은 다른 전공 여성에 비해 노동시장 성과가 좋은가? 답은 그렇다, 그렇다, 아니다입니다. 이공계 종사 여성이 적어서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공계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어느 연도에서든 여성은 35세 이전에 최고임금을 경험합니다. 남성은 45세에서 55세 사이에 최고임금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차이를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이 여성의 경력단절입니다. 교육과 결혼 전 경력이 역량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역량 투자 부족은 육아 이후 복귀하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전체에 걸친 소득 격차는 더욱 심합니다. 월평균임금 50만원 차가 1년 동안 지속되면 600만 원입니다. 경력 초기를 제외하면 차이는 월 100만 원 이상으로 벌어집니다. 단순 계산해서 월 100만 원, 연간 1,200만 원 격차가 20년 동안 지속되면 약 2억 4,000만 원 차이가 납니다.
남성과 여성은 평균 학력, 평균 혼인연령, 종사직종 등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이런 차이도 총임금격차에 포함됩니다. 총임금격차에서 차별을 추출해 내야 합니다. 어떻게? 차이와 차별을 분리한 연구 결과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분리한다"는 말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연구 결과값을 제시하며 임금 격차의 몇 퍼센트가 차별에서 비롯된다고 보여준 뒤 넘어갈 수 있습니다. 쓰는 저와 읽는 여러분 모두 편합니다. 하지만 그런 설명은, 엄밀한 의미에서 설명이라 할 수 없습니다. 보고 나서도 "그게 왜 차별인지, 어째서 꼭 그만큼이 차별인지" 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별 직종분리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직종별로 차이야 있겠지만, 전반적인 직종별 성 비중은 지난 20년간 계속 악화되었습니다. 대학진학률과 학업성취도 차이가 사실상 사라졌고 (오히려 여성이 우위에 있고), 무수한 정책과 예산이 투입되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개인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일부 전문직에서 여성이 약진하고 있음을 들어 소위 "여성 상위시대"를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 문제는 효율성을 갉아먹을뿐더러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됩니다.
한국 경제활동참가율은 최근 20년간 남성 70-75%, 여성 50% 내외로 안정적입니다. 그런데 20%p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요? 이 질문에서 출발해 보겠습니다. 남성 참가율 곡선은 매끈하게 증가했다 감소합니다. 반면 여성은 30대에 뚝 떨어졌다가 40대에 어느 정도 회복됩니다만, 벌어진 차이는 메워지지 않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요? 쉽게 짐작할 수 있듯 결혼, 출산, 육아가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그건 세계 누구나 겪는 일 아니냐고요? 그야 그렇습니다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