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해서 간다"
한 때 국내 2위 규모였던 대우를 이끌었다.
광주와 부산에서 새로운 유형의 폐허를 보았다
'비엔날레, 왜 이토록 많을까?' '미술의 사회적 역할' '관객 참여라는 신기루'라는 세 개의 화두는 매회 방문하는 국내외 모든 미술 비엔날레 전시장 안에서 털어낼 수 없었던 의문점들로, 이 낯익은 화두는 예외 없이 반복된다. 올해 비엔날레 전시장들을 지배한 것도 단연 세 화두였다. 이 같은 이유로 광주 부산 서울에서 열린 비엔날레 셋을 둘러보던 중, 비엔날레 리뷰를 올해 처음으로 다루지 말지 고민했다. 반복적으로 만나는 화두이되, 외부의 비판을 피하는 일종의 안전장치처럼 굳은 낯익은 화두에 대해 대동소이한 논평을 쓰는 건 무의미하게 느껴져서다.
미술인들이 바르토메우 마리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그의 정치 검열 전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국내 미술계도 정치 검열에서 결코 자유로운 곳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자이스트가이스트-시대정신》에서 임옥상 작가의 <하나 됨을 위하여>와 이강우 작가의 <생각의 기록>은 개관 기념식에 박근혜가 참석한다는 이유로 청와대 직원에게 수치스러운 검열을 당한 바 있다.
송영길 전 시장이 다른 곳도 아니고 광주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더군다나 천정배 의원의 신당에는 "결국에는 정당을 유지하려고 돈 있는 사람, 때 묻은 사람이 들어가게 돼 목적이 없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말까지 하였다고 하니, 필자로서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광주에서 일어났던 송 전 시장이 관련되었던 어떤 사건(?)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특히나 새정련의 현 지도부에서는 송영길 전 시장을 차세대 호남인물군으로 보는 모양인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토나 하고 그런 고려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옛날 그 자리에 있던 구로공단은 어떻게 변했고 여기에 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지 알고 싶었고 목소리를 듣고 싶었죠. 이번 <위로공단>에서 다루는 '노동'은 가족과도 밀접히 연결돼 있어요. 어머니는 공장에서 40년 동안 일을 하셨고 형수님은 전화 교환원에서 지금은 보험 설계사로, 동생은 마트 직원으로 일해요. 아버지는 철공소에서 일하시다 손도 다치셨고 지금은 일을 못하시죠. 어쩌면 사회 입장에서는 흩어지는 먼지처럼 느낄지도요. 이런 비슷한 환경에 처한 분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그 내면을 보고 밖으로 표현하지 못한 것을 끄집어내면서 훈련되지 않은 그들의 고백을 제 상상력으로 재해석합니다. 어쩌면 저는 그 불안과 고통의 심리를 대신 이야기하는 사람일지도 몰라요."
<세월오월>은 단순히 정치인을 풍자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예술이 아니다. <세월오월>은 우리의 삶과 왜곡된 정치가 충돌하는 사이 공간에서 왜곡된 정치의 환부를 미적인 가치를 통해서 드러냈기 때문에 정치적인 예술인 것이다. 나는 종종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조롱하는 행동을 목격한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조롱과 비난이 생산적인 비판의 지점까지 이를 수 있는가에 대하여 의구심이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형식의 조롱과 비난은 어버이연합이 자주 하는 극단적인 수준의 퍼포먼스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작동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20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외압 논란으로 시끄럽다. 예술에 대한 외압 논란은 마치 정기행사로 여겨질 만큼 지속적으로 불거져왔는데 근래엔 특히 더한 느낌이다. 그래서 최근 2년간 불거진 외압 논란을 간략히 정리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