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정위의 포상금 제도는 '작동되지 않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3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①갑을관계 이슈에서 '정보를 알 만한' 피해당시자 을은 모두 포상금 대상자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공정거래법 체계에서 갑을관계를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법률은 4가지인데, △하도급법에서는 하청기업 사장님이 △가맹사업법에서는 가맹점주가 △대규모유통업법에서는 납품업자들이 △대리점법에서는 대리점 점주들이 제외돼 있습니다. 예컨대, 남양유업 본사의 횡포에 대해 남양유업 점주들은 포상금 대상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②포상금 지급 재원 규모가 쥐꼬리만큼입니다. 역시 '작동되지 않도록'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③'반드시 줘야 하는' 준칙 조항이 아니라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는' 재량 조항입니다.
후보들의 정책실종 사태는 박근혜 후보 부실검증과정이 초래한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51%의 유권자들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일찍이 박근혜-최태민-최순실 관계의 부적절함을 알면서도 미필적 고의로 불량품인 박근혜 후보를 공천하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은 정당의 후보공천과 검증 그리고 유권자의 선택이 잘못되면, '정부실패'와 '정치실패'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법부 내부를 국민이 들여다보기 어렵다. 국민 권리보호의 최후 보루라고 신성시해왔기에 세속의 눈으로 내부 메커니즘을 살펴보려는 시도도 적었다. 어떤 사람들인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정치가 나서 최소한의 견제를 해야 했지만 번번이 사법개혁 시도는 좌초되었다. 그사이 사법영역의 신뢰는 끝 모를 추락을 했다. 정의의 수호자인 검사와 판사의 이름들이 연일 뉴스를 탄다. 최근 법조계 비리 사건들이 외부로 알려진 것도 감시에 의한 것이 아니다. 관련자들의 내부 갈등과 배신 때문이었다. 만약 내부자들의 충돌이 없었다면 은밀한 권력들의 부정부패를 아무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구의역 사건은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를 묻고 있다. 힘 있는 사람을 더 배부르게 하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사회적 약자도 보호받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인가. 국가는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원청-하청 부패고리의 핵심인 메피아를 해체해야 한다. 20대 국회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된 업무는 직접 고용된 정규직에게 맡겨야 한다'는 이인영법을 군말 말고 통과시켜야 한다. 세월호 침몰의 반성에서 발의됐던 법이다. 돈이 아닌 사람이 우선인 사회를 만드는 것만이 김군의 영혼을 위로하는 길이다.
공무원에게 필요한 기본은 공적인 마인드와 봉사정신인데, 다분히 선발을 위해서 복잡하게 꼬아놓은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그것을 형성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스럽다. 그보다는 밑바닥 대민업무 경험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 공무원의 출발선은 9급 또는 7급인 것이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할 수 있다. 게다가 행정고시가 폐지된다면, 공무원사회 전체에서 승진의 전망이 넓어지는 만큼 헌신적이고 창의적인 업무태도 그리고 엄격한 자기관리 풍토도 강화될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의 각종 의무와 책임을 새로 짊어지게 된 학교현장이 인성교육진흥법의 인성교육을 어떻게 수용하고 소화할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인성교육 실시계획은 문서로만 남을 것이며 실적 역시 보고서에서만 찾아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인성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교사연수도 형식적으로 제목만 바꿔달 가능성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