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와 달리 국정원 정보를 사용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며칠 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성애는 하늘의 섭리에 반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포함될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부터 동성애에 대해 '반대'를 명백히 했으므로 어찌 보면 이런 혐오 발언이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지점은 따로 있다. 바로 하늘의 섭리와 헌법을 엮었다는 점이다. 이 앞뒤가 연결되지 않는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사퇴를 거부했다. 사과인 듯 사과 아닌 사과 같은 말을 11년 만에 쏟아내긴 했으나 결론은 "기회를 달라"였다. "구국의 심정으로 일로써 보답"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과학기술계는 물론이고 심지어 문재인 정부의 열성 지지자조차도 '이건 아닌 것 같다' 하는데도 버티기에 돌입한 것이다. 그렇게 버티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여전히 문재인 대통령이 자기편이라는 확신이었다. 아무리 국민적 지지가 높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무오류는 아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틀렸다.
단순히 황 박사에게 속았다거나, 어리석은 판단으로 2005년 사이언스지에 이름을 올렸다라는 말들이 절대로 변명이 되지 못합니다. 개인적인 잘못은 언제든지 용서할 수 있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중대한 의사 결정에서 결정적 오판을 지속적으로 했다면, 또 점점 더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면, 그건 사과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과학계를 위해 조용히 지내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속죄이고 사과라고 생각합니다.
십분 양보해서 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에 직접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도 박기영 교수가 '황금박쥐'의 일원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홀려서 황 박사에게 연구비를 전폭 지원한 정황은 누가 봐도 명백하다. 그런데도 그는 당시는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정치권에 계속 기웃거리다 이렇게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런 박기영 교수의 처신은 누가 봐도 '적폐' 청산의 대상이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구현할 적임자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