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성격이 아니어야 하고 공익적이어야 하고 비전투적 성격이어야 한다
한국은 가족책임, 가족투자 국가다. 국가나 사회에 대한 낮은 신뢰 수준과 공공서비스의 부족이 가족주의를 강화해왔다. 큰 부자들이 반칙으로 돈을 벌어도 세금도 잘 내지 않고 사회적 책임도 지지 않기 때문에, 작은 부자들도 재산을 무조건 자식에게 물려주려 한다. 국가의 공공 인프라 확대로 거저 얻은 부동산 재산이 자녀들에게 편법으로 상속되는 것이 가장 정의롭지 않은 일이다. 재벌, 언론, 사학, 대형교회 등 사실상 공공적 성격을 가진 기관이 한 가족에게 독점, 상속되는 행태는 한국 사회의 천박한 수준을 말해준다.
시민 의지가 6주째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 6주 동안 정치권은 여야가 갈라지고, 친박으로 비박으로 나뉘고, 또 비박에서도 갈라진다. 다 만들어 놓은 판 위에서 야권마저 지지리도 못나게 군다. 말로만 국민의 뜻을 엄중히 받든다. 매주 토요일만 함께 하고 주중엔 또 다른 뻘짓을 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뭔 그림을 그린다 한들 무슨 소용이랴.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는데. 대체 무엇으로 이 거대한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정부와 여당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청년고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주장한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인건비가 줄어들면 여분의 돈으로 청년고용을 더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중소기업의 경우 연공서열로 인한 임금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로 인한 인건비 절감효과는 크지 않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임금피크제로 인건비가 줄어든다 하여 그것이 청년고용에 활용된다는 보장이 없다. 대기업이 청년고용을 많이 늘리지 않는 이유는 인건비 때문이 아니다. 사내유보금이 많이 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