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은 부처님 오신날을 축하하고, 성탄절에는 조계사에서도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한다.
국가공동체는 거대한 항공모함과 비슷하다. 권력을 차지한다고 해서 혁명적으로 노선을 바꾸기 어렵다. 최소한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고, 주변의 불만을 다독여야 하고, 궁극적으로 '파이'를 나눠야 한다. 불행한 일이었지만, 이들이 쟁취한 한국 상황은 별로 좋지 않았다. 일단 경제적파이가 너무 적었고 작은 것에서 일정 부분을 강제로 취하는 과정에서 무리수가 따랐다. 주변 강대국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입장도 고려하지 못했다. 주요 정책을 수정하는데 필요한 '교통정리'도 제대로 못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부당한 방법으로 자동차를 탈취한 뒤에, 지난 10년 동안 도로가 바뀌었다는 것도 모른 채, 과거에 해 왔던 방식으로 무모하게 돌진한 것과 흡사했다.
조선 말,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일 때 '시험 귀재'들은 '탐관오리'가 되어 사회를 타락시킨 장본인들이었고, 을사보호조약, 한일강제병합 당시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일제의 작위를 받아 호의호식하였다. 일제 하 고등고시 합격한 조선인 거의 전원은 동포들의 학대하는 일제의 하수인 역할을 했고, 군사정권 시절에는 고시출신 대다수는 반민주 반인권 권력의 마름 역할을 했다. 이게 개인 탓일까, 제도 탓일까? 나는 제도 탓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