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에서 고구려사를 전공, 박사학위를 수료한 윤성용 관장이지만....
"제작진은 아무 잘못 없다."
앞서 설민석은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이탈리아대사관 등에 이어 주미국대사관 등 25개국 41개 재외공관이 추가됐다.
tvN과 넷플릭스로 6월 1일부터
한일 고대사는 무엇을 말하는가?
"법적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한 번 생각해보자. 당신의 부모는 몇 분인가? 두 분이다. 조부모는 몇 분인가? 네 분이다. 증조부모는? 여덟 분이다. 이렇게 세대를 거듭해 올라갈수록 우리의 생물학적 조상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는 어느 한 개인은 수없이 많은 조상들의 자손이라는 것을 뜻한다. 나보다 20대 위의 조상의 숫자는 104만 8576명이다. 수십대 위로 올라가며 훌륭했던 시조나 파시조를 찾는 것이 무의미하다. 가령 덕수 이씨 중에서 지금 살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후손에게 이순신은 그저 그를 낳아준 수 십만 명의 조상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그 수많은 조상 중에는 잘난 사람 못지 않게 못난 사람 또한 많을 것이다.
아무리 친일파의 연구라도 맞는 부분은 취하고, 아무리 독립운동가의 연구라도 비판받을 부분은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 게 학문의 세계라고 믿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논쟁의 본질적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70년이 넘어선 일제 식민지 청산의 관건은 결국 "한국인들의 자신감 회복"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발전한 우리가 왜 이렇게 고대사의 사이즈에 집착해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대통령이 학계의 특정 연구 주제, 즉 가야사 연구를 육성하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지만 그런 논리를 따른다면 대통령이 뇌과학 연구를 육성하라고 지시한다든지 혹은 인공지능 연구를 육성하라고 지시하는 것 역시 부적절한 것이 된다. 하교수는 아마도 학계의 주요 연구 아젠다는 대통령과 같은 권력자가 아니라 오직 해당 학문에 종사하는 전문가 그룹이 자신들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보는 듯하다. 하지만 국가의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운용해야 할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갖지 못하는 종합적, 거시적 안목에서 특정 연구 아젠다를 제시하는 것은 결코 부적절하지 않다.
나 자신도 그러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국정교과서를 반대했던 것은 국가권력이나 권력자가 역사문제에 대해 특정한 방법이나 내용, 심지어는 권력자의 개인적인 소신이나 이념을 강요하는 것의 부당함 때문이었다. 도대체 대통령이라는 국가기관이 학문적 문제나 역사기술에 관해 시시콜콜 간섭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점을, 다른 사람도 아닌 국정교과서의 폐기를 지시한 문 대통령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국고대사의 연구방향과 내용을 '지시'하는 듯한 방식으로 공식 회의를 통해 발언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경솔한 일이다.
오늘날 한국인의 인간관은 여전히 개인으로의 분화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대사회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한국인들은 인간을 민족이나 씨족 같은 종족 단위 아니면 수저론으로 대표되는 신분계급의 일원으로 파악할 뿐, 개인으로서 이해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인식도 '강제로 끌려간 순결한 민족의 처녀'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녀들은 우리 '민족'이어야 하며 '순결한 처녀'여야 하며 '강제로 끌려가야' 한다.
남북한의 역사인식은 시대 구분, 특히 근현대 시대 구분론에서 차이가 있을지라도 내용적으로는 단일한 혈연·언어·문화를 강조하는 민족주의 담론 위에 서 있다. 민족주의에 대한 학계 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역사교과서는 역사 서술의 주인공을 단일 혈통의 민족으로 두고 있다. 역사교과서 첫 장의 제목은 '우리 역사의 형성과 고대 국가의 발전'이며, 학습 목표 1번은 '우리 민족의 기원을 파악'하자는 것이다. 북한 역사학계는 민족이 부르주아 사회 형성기에 만들어진다는 유물사관의 기본논리와 달리, 민족의 원초성을 강조하며, '자기 민족 제일주의'를 제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