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검찰은 어떻게 탄생했나?
이 글을 통해 고백하는데, 나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면서도 대선 투표에서 박근혜를 찍지 않았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는 박근혜 후보의 검증 책임까지 맡고 있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집권을 하면 나라가 어찌될까 심각하게 걱정을 했다. 오죽하면 그 당시 '박근혜와 최태민과의 관계가 드러나면 온 국민이 경악할 것이고, 박근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며칠 동안 밥도 못 먹을 것'이라고 얘기했겠는가. 불행히도 이 정권은 내 예상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흘러왔다. 그러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내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아첨배들은 그래도 박근혜를 믿는다고 온갖 아첨을 떨고 있다. 100만이 넘는 시민혁명의 기세 앞에서도 27만으로 줄여서 보고하고 이 시민 군중 대열을 '아이를 데리고 나와 놀고 있더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웃고 즐기고 있더라', '절박한 얼굴표정은 아니더라'는 등 이 시민시위대를 폄하하고 무시하고 경멸하며 오히려 빠져나갈 꼼수를 찾고 공작하고 있다.
최순실 의혹에 대한 고발이 접수됐지만 검찰은 한 달간 꿈쩍하지 않았다. 미르·K스포츠재단 인허가 과정을 감사해야 할 감사원도, 최씨 일가 탈세 의혹을 조사해야 할 국세청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들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나라냐"는 물음은 대통령과 최씨뿐 아니라 국가기관 모두를 향하고 있다. 문제는 오히려 비정상적인 일들이 놀랄 만큼 잘 돌아간 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