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발표한 정강정책(가안)에는 "재벌 개혁과 공정한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 정의[를] 실현"하고 "부패와 특권 없이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고 균등한 기회를 부여"하며 "따뜻한 복지체계와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고 되어 있다. 바른정당의 핵심 인물인 유승민 의원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제·교육·노동·복지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으로 한다, 중산층·서민을 겨냥한다, 그런 점에서 예컨대 재벌 문제는 기존 새누리당 정책과 달라야 한다." 레이건, 대처 이래 보수의 지향은 최소국가, 자유방임, 재분배 거부 등이었는데 바른정당은 이와 달라 보인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보수'를 강조하는가?
민주사회의 정당은 정책으로 국민의 표를 받도록 공정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때 박근혜 정부처럼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된 뒤 정당한 사유 없이 나 몰라라 하는 표리부동의 정치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정당은 변화에 부응하는 정책적 일관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정당은 토해내는 일련의 정책에 기본적 숨결을 불어넣는 정치적 가치, 즉 정치철학을 나름의 고유한 것으로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