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에게 단일화 프레임은 올무에 가까웠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민주가 단일화 유탄을 맞은 피해자 시늉을 내는 건 가당치 않습니다. 더민주는 뿌린대로 거둔 것입니다. 자업자득입니다. 되돌아보면 분명합니다. 더민주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로 한창 정권과 각을 세울 때 김종인 대표가 회군을 지시했습니다. 그리곤 바로 통합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문제는 경제다'라는 사실은 말 안 해도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정답은 투표다'는 다음 순위를 점하는 구호가 아닙니다. 솔직히 투표로 더민주 밀어주면 경제가 나아질 거란 믿음을 갖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반운동권 중도를 표방한 안철수와 김종인은 한국정치를 전반적으로 우 클릭시켰다. 뿐만 아니다. 김종인은 안철수, 박근혜, 문재인으로 갈아타면서 한국 주요정당의 거리를 좁혔다. 이제 한국정당은 김종인이 기웃거린 정당과 그렇지 않은 정당으로 구별된다고 볼 수 있다. 김종인표 경제민주주의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의 사회경제이념이 수렴했기 때문에 주요 3당은 사회경제이념에서 차별성이 크지 않다. 국민의 입장에서 누가 어딜 가든 아무런 희망을 느낄 수 없고 냉소와 불신만 깊어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
민주화라는 이름 아래 마르크스주의 사고에 우호적인 사람들과 호남이라는 이름 아래 보수적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사람들이 한 지붕에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DJ에서 노무현정부로 이어지면서 좌우와 중도가 마구 뒤섞이는, 비유컨대 온탕과 냉탕을 오고가는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인해 국민에게 좌절을 안겨주기 일쑤였고, 최근에는 완장 차는 자리라도 보존해보자는 호남기득권 세력과 권력을 확실히 잡아보자는 친노패권주의가 충돌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