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한 무고한 시민이 갑자기 떨어진 벽돌로 인해 사망한 '비극'이었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우리들은 사건의 초점에서 벗어나, 길고양이 자원봉사자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상처주기를 목도해야만 했다. 자극적이며 불필요한 속칭 '캣맘 VS 캣맘 혐오자'의 대립을 부추기는 기사가 양산된 것은 물론이며, 각종 포털에는 연관 검색어로 '캣맘 괴롭히기' 혹은 더 도를 넘어 '고양이 살해 방법' 등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집 앞에서 코끼리의 뒤뚱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밧줄과 사슬, 흔히 말하는 조련도구인 '불혹' 등이라든지, 항상 곁을 지키고 있는 주인 혹은 조련사의 감시와 보호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코끼리를 본 적이 있던가? 어릴 때부터 책으로, 동물원에서, 혹은 각종 방송과 영화를 통해 보았던 코끼리의 이미지들은 전부 다 사람의 손에서 길들여진 것들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는 그야말로 야생 그대로의 코끼리는 만나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 뒤로 몇 개월을 아시아 지역에서 떠돌다가, 마침내 나는 태국에서 '진짜' 코끼리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