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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정신건강 실태 : '죽고 싶다' 생각한 연예인 비율은 일반인의 3배가 넘는다

언론 노출의 두려움으로 상담 비율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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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Getty Images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연예인 약 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최근 1년 이내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응답자가 약 18% 정도로 파악됐다. 이는 전국적으로 실시한 일반인 대상 조사에서 집계된 약 5%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감정노동 종사자인 연예인들이 자살에 취약할 수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면상담을 늘리고 컨트롤 타워로 마음건강센터의 설립을 제안했다.

권세원 중앙자살예방센터 연구개발팀장은 11일 ‘콘텐츠 디렉션 2020 포럼’에 참가해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연예인 6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이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연예인은 18%로 나타났다”며 “이는 전국적으로 실시한 일반인 대상 조사 결과인 평균 5% 정도에 비해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권 팀장은 이들이 죽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경제적 이유가 61.2%, 악성 댓글이 52%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예인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이 낮은 이유를 조사해보니 언론 노출의 두려움이 53.6%,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41.2%,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진료공간이나 상담소 부재가 38.6% 등을 차지했다.

이에 권 팀장은 “언론 노출에 대한 두려움이 심리상담 기회와 예산 편성을 확대할 때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중문화예술인이 ‘극단적 선택’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전문가들은 대중문화예술인이 극단적 선택에 취약한 직업군에 속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감정노동 종사자인데다 악플이나 루머의 표적이 되기 쉽고 얼굴이 알려지면서 인간관계도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윤유경 공군사관학교 교수는 “실제 아이돌·기획사 대표 등을 상담해보니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신체적으로도 불규칙하게 생활한다”며 “불면증·공황장애 등이 발현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었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문화예술계에 입문하게 되면 보통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겪는 학업·사회성 개발 등 정상적인 발달과업 수행이 어려워진다. 직업 자체가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고 노동시장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윤 교수는 “대중문화예술계 연습생들이 처한 환경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며 “연습생들은 술·흡연·이성교제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경우가 많고 아무런 보장 없이 무한 경쟁에 뛰어들게 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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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Getty Images

 

1년 3회 연습생 대상 심리상담, 효과 미비하다 

현재 대중문화예술지원센터에서 연습생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많은 연습생이 몰려 1년에 3회로 제한을 둘 수밖에 없어 효과가 미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션에 참여한 조현섭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1년에 3회기는 너무 적어 최소한 12회기까지는 늘어나야 한다”며 “교육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문제를 도와주는 건 결국 1대1 상담”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상담을 진행하면서 연극팀에서 1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니 다른 팀원들이 모두 자신한테 원인이 있다고 생각해 ‘멘붕’에 빠지더라”며 “자살자 주변 지인들이 유사한 행동을 보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정신건강 문제와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좀 더 심도깊게 바라봐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처럼 정신건강도 방역이라는 측면에서 과학적으로 접근할 때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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