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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통령 취임 후 1년 6개월 사이 2000여명이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당했다

  • 허완
  • 입력 2016.03.03 08:53
  • 수정 2016.03.03 08:54
Turkey's Prime Minister Recep Tayyip Erdogan addresses his party members at the parliament in Ankara, Turkey,  Tuesday, Nov. 22, 2011. Erdogan said for the first time that Syria's president must step down over the country's brutal crackdown on dissent, ratcheting up the pressure on the increasingly isolated Bashar Assad. In his harshest words yet,  Ergodan reminded Assad of the bloody end of the Libyan leader Moammar Gadhafi, as well as past dictators, including Adolf Hitler.(AP Photo)
Turkey's Prime Minister Recep Tayyip Erdogan addresses his party members at the parliament in Ankara, Turkey, Tuesday, Nov. 22, 2011. Erdogan said for the first time that Syria's president must step down over the country's brutal crackdown on dissent, ratcheting up the pressure on the increasingly isolated Bashar Assad. In his harshest words yet, Ergodan reminded Assad of the bloody end of the Libyan leader Moammar Gadhafi, as well as past dictators, including Adolf Hitler.(AP Photo) ⓒASSOCIATED PRESS

터키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1년 6개월 동안 대통령 모욕죄로 2천명 가까이 기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베키르 보즈다 법무장관은 전날 밤 의회에 출석해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된 1천854건의 사건을 진행하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보즈다 장관은 "우리 대통령을 향한 모욕을 읽을 수 없다. 얼굴이 붉어진다"며 "누구도 욕을 할 자유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터키에서는 대통령을 모욕하면 최대 4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법이 있지만, 이전까지는 실제로 적용된 사례가 거의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에 뿌리를 둔 정의개발당(AKP) 소속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12년 동안 총리로 재직하다 2014년 8월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12월 시작된 측근들에 대한 부패 수사 이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판한 언론인과 야당 관계자는 물론, 작가, 축구선수, 모델 등 유명인과 만평가, 교사, 의사, 변호사, 대학생 등 일반 시민, 심지어 13살 청소년까지 대통령 모욕 혐의로 조사나 처벌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대통령의 강경책을 비난하고 대통령이 나오면 TV 채널을 돌린다며 남편이 부인을 고발해 사적인 공간에서 한 발언으로 처벌받는 첫 번째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터키 정보기관이 시리아에 무기를 팔아넘긴 혐의가 있다고 보도한 일간 휴리예트의 잔 두다르 편집장과 기자도 대통령의 고소로 체포됐으며, 스파이 활동과 테러 단체 지원 혐의로 오는 25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두 사람은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지난달 26일 미결구금 상태에서 풀려났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판결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재판소를 존중하지 않았으며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전에 없던 대통령 모욕죄 처벌이 넘쳐나는 것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위주의적인 통치 스타일과 어떤 공격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평가들의 말을 인용해 비판했다.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된 20여 명의 변호인인 오즈구르 우르파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피소된 이들은 대부분 집회에서 구호를 외친 사람들이라며 정부의 기소 행태는 "협박"이라고 말했다.

앙카라대학교 인권센터의 케렘 알티파르마크는 모욕죄 기소가 대통령이나 정치에 대한 호의적이지 않은 발언들을 억누를 수 있다며 "사기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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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터키 #에르도안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