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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삼성TV 전력효율 조작 가능성 제기 : 삼성, "말도 안 된다"

  • 허완
  • 입력 2015.10.02 10:53
Kim Hyun-seok, head of Samsung Electronics' TV business, poses with its SUHD 4K TV during a press conference in Seoul, South Korea, Thursday, Feb. 5, 2015. South Korean electronics giant Samsung Electronics Co. has started domestic sales of high-end televisions powered by its Tizen operating system and plans to add washing machines, fridges and other appliances to the range of products that use the software.(Ahn Young-joon)
Kim Hyun-seok, head of Samsung Electronics' TV business, poses with its SUHD 4K TV during a press conference in Seoul, South Korea, Thursday, Feb. 5, 2015. South Korean electronics giant Samsung Electronics Co. has started domestic sales of high-end televisions powered by its Tizen operating system and plans to add washing machines, fridges and other appliances to the range of products that use the software.(Ahn Young-joon) ⓒASSOCIATED PRESS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성전자 TV 일부 제품의 소비전력 효율성이 조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식 테스트 때와 실제 사용할 때의 수치가 다르다는 이유에서 '폭스바겐 스캔들'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EU의 지원을 받는 독립적 조사기관인 컴플라이언TV의 실험 결과를 인용해 "유럽의 일부 삼성 TV가 실험 상황에서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보다 더 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전력 효율성 시험에 대비한 속임수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실험 결과를 인용해 삼성 TV에 장착된 '모션 라이팅' 기능을 지목했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실험 조건에서는 이 기능이 작동해 화면 밝기를 낮춰 에너지 소비를 떨어뜨리는 반면, 실제 생활 환경에서는 소비전력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

관련기사 : Samsung TVs appear less energy efficient in real life than in tests (가디언)

가디언은 "실제 사용 환경과 실험 상황에서 나타난 이 분명한 차이는 지난주 미국에서 불거진 폭스바겐 스캔들을 연상시키게 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컴플라이언TV는 지난 2월 발간한 리포트(PDF, 다운로드)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당국의 조치를 촉구했다. 다만 당시에는 '삼성전자'를 거명하지는 않았다.

"실험실 성능시험에서 TV가 다르게 작동한다는 사실이 발견됐으며, 이는 TV가 실험 진행 상황을 인식하고 전력 소비를 그에 맞게 낮추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컴플라이언TV 실험에서 그 현상이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실험 대상 TV 중 일부는 실험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루돌프 헤인즈 컴플라이언TV 프로젝트 매니저는 가디언에 "삼성은 법의 조문은 지켰지만, 법의 정신은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보도 내용은 명백하게 사실이 아니다"이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모션 라이팅'는 "소비자가 TV를 개봉할 때부터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기능"이라며 "실험할 때만 작동하는 기능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험실에서도 작동하고, 집에서도 작동하는 기본 기능"이라는 것.

삼성전자는 "모션 라이팅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기슬들 중 하나로 2011년 삼성이 만든 TV 전반에 걸쳐 도입됐다"며 "우리는 이 기술에 대해 굉장히 자랑스러워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더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기능은 소비자가 끄거나 켤 수 있다. 에너지 효율성을 중시한다면 이 기능을 작동시키고, 성능을 최대화하려면 이 설정을 해제할 수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이 설정에 대해서는 매뉴얼에 모두 설명되어 있으며, 웹사이트에도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세계 최대 TV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불법적 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전력 효율 관련 캠페인을 벌이는 이들은 EU의 테스트가 너무 관대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하자면, 어쩌면 이건 삼성전자 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가디언에 '속임수 장치'가 사용되고 있다면 반드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몇몇 EU 회원국들은 가전업체들이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TV에 '속임수 장치'를 썼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3년 전 영국 정부도 일부 TV에서 정지화면과 움직이는 화면에 따라 설정을 변경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집행위원회 측에 전달했다. "더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이런 식의 장치가 설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미국 자원보호위원회(National Resources Defense Council)는 "한 가전업체의 TV들에서 발견된 수상한 변칙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또 가전업체들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속임수를 썼는지에 대한 조사가 앞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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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전자 #폭스바겐 스캔들 #유럽연합 #환경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