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국 NSA-AT&T 통신 감시 '밀월' 드러났다

  • 허완
  • 입력 2015.08.16 17:49
A man using a mobile phone walks past an AT&T store, Tuesday, June 23, 2015 in New York. (AP Photo/Mark Lennihan)
A man using a mobile phone walks past an AT&T store, Tuesday, June 23, 2015 in New York. (AP Photo/Mark Lennihan) ⓒASSOCIATED PRESS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량 인터넷 통신 감시는 미국의 대형 통신회사 에이티앤티(AT&T)와 맺은 ‘수십년 간의 특수관계’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안보국이 2003년부터 10년에 걸쳐 작성한 기밀문서에는 “에이티앤티와의 관계가 특별히 생산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미국 통신회사들이 정보기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국가안보국이 에이티앤티와 관계를 “고도로 협력적”이라거나 “(에이티앤티가 우리를) 돕기 위해 굉장히 적극적”이라고 평가한 것처럼 이들의 밀월은 알려진 것보다 심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국은 한 문서에서 요원들에게 ‘에이티앤티에 방문할 때는 예의를 지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계약 관계가 아니라 파트너십에 해당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가 미국의 비영리 인터넷언론 <프로퍼블리카>와 공동으로 분석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에이티앤티는 국가안보국이 미국 통신망을 거친 수십억건의 이메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정보당국의 인터넷 통신 감청에 기술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둘의 밀월은 국가안보국 예산에서도 확인됐다. 국가안보국이 2013년 에이티앤티와의 ‘파트너십’에 쏟아부은 예산은 두번째로 거래가 많은 통신사 버라이즌에 투여한 금액의 2배 규모였다. 에이티앤티는 미국 내 최소 17곳의 인터넷 허브에 감시 장치를 설치했다. 그동안 에이티앤티는 국가안보국에 모든 인터넷 데이터를 통째로 내주고 있다는 의심을 사왔는데, 문건들을 보면 내용을 선별해 정보기관에 건넸다.

이 가운데 에이티앤티 망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은 외국인들 간 자료가 국가안보국에 특별히 중요했다. ‘외국정보감시법’에 따라 미국 내에 있는 대상을 감시할 때는 제한을 받지만, 국외에 있는 외국인이 미국인과 연락을 취할 때 혹은 외국인끼리 통신할 때는 영장 없이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다른 국가를 오가는 인터넷 통신의 상당 부분이 에이티앤티 망을 통하기 때문에, 2013년에만 이 회사가 국가안보국에 제공한 이메일은 하루 6000만건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타임스>는 국가안보국의 문서들이 에이티앤티를 명시하는 대신 암호명을 쓰고 있지만, 문서들에 나타난 시장 점유율이 일치하는 등 협력자가 에이티앤티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에 보도된 기밀문서들은 2년전 국가안보국의 무차별 감시활동을 폭로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것이다. 에이티앤티 대변인 브래드 번스는 “우리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항은 언급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사람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거나 필수적인 상황이 아닌 이상 수사당국에 자진해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프라이버시 #미국 국가안보국 #at&t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