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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의 흥망성쇠 : 왜 이 남자의 경력은 계속해서 추락을 거듭하는 걸까?

LOS ANGELES, CA - JANUARY 10: Celebrities attend the 8th Annual HEAVEN Gala presented by Art of Elysium and Samsung Galaxy at Hangar 8 on January 10, 2015 in Los Angeles, California Picture by: Quarterflash/Vantage News   11 January 2015. Picture by: Quarterflash/Vantage News   11 January 2015.  Vantage News/IPx
LOS ANGELES, CA - JANUARY 10: Celebrities attend the 8th Annual HEAVEN Gala presented by Art of Elysium and Samsung Galaxy at Hangar 8 on January 10, 2015 in Los Angeles, California Picture by: Quarterflash/Vantage News 11 January 2015. Picture by: Quarterflash/Vantage News 11 January 2015. Vantage News/IPx ⓒQuarterflash/Vantagenews.co.uk/IPx

인론의 진실성을 위해, 한때 내 컴퓨터 스크린 이름이 한때 로렌뎁(laurenndepp)이었다는 걸 고백해야 할 것 같다. 2008년 무렵에 조니 뎁 사진들로 내 방 벽에 하트 모양 콜라주를 만든 적도 있다. 조니 뎁의 삶과 비슷한 감정적 혼란을 경험하기 위해서, 이 글을 읽는 동안 한스 짐머의 ‘캐리비언의 해적’ 테마곡을 들어주기 바란다.

조니 뎁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지금 우리가 아는 그는 그 자신의 패러디다. 외출할 때 가죽 팔찌를 몇 개 찰까 고민하는 존재다. 그가 자신의 배역에 부여하는 기이한 카리스마는 한때는 천재적인 성격파 연기로 보였지만, 이제는 지치고 불필요한 것이 되었다. 그냥 해왔던 대로 반복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의 모자 장수의 춤 장면이 아마 최악이었을 것이다. 뎁은 드라마 ’21 점프 스트리트’ 이후 명성을 새로 얻은 다음 헐리우드의 모든 규칙을 어겨왔지만, 30년간 인기를 누린 그는 왠지 지쳤고 원칙도 버렸다. 임계 질량에 다다랐다.

뎁은 2003년에 ‘캐리비언의 해적’으로 진정한 수퍼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진작에 유명해졌다. 무려 니콜라스 케이지의 권유로 연기를 하게 된 뎁은 ‘나이트메어’ 오디션을 보고 첫 역을 얻었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13살짜리 딸이 뎁의 사진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뎁은 ’21 점프 스트리트’에 출연하게 된다. 톰 핸슨 역할을 연기한 뎁은 여성들을 설레게 만드는 스타로 유명해졌다. 곧 그는 폭스 스튜디오의 최대 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자석같이 인기를 끄는 외모에 기반한 이미지를 거부했다. 한때 십대 소녀들이 보는 연예 잡지 표지에 등장했던 그지만, 그는 일부러 위험 부담이 큰 선택들을 했다.

뎁은 90년대말에 영웅물, 로맨스물을 거부하고 ‘라스베가스의 공포와 혐오’, ‘도니 브래스코’ 같은영화를 택했다. 이러한 그의 경력의 황금기가 오기 거의 십 년 전에 그는 ’21 점프 스트리트’ 감독인 스티븐 J. 캐널과 패트릭 하스버그에게 자신은 이 드라마에서 잘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십대 아이돌로서의 얄팍한 성공에 침을 뱉고 존 워터스의 ‘크라이-베이비’에 출연했다. 과장스러운 코믹 뮤지컬 멜로드라마로, 그를 상업적인 상품으로 빚어내려던 폭스를 대놓고 조롱한 선택이었다. 캐널과 하스버그가 뎁과의 계약을 해지한 후, 그는 연기력과 다양한 캐릭터 소화 능력(주로 워터스와 함께 한 작업들이었다)으로 ‘가위손’의 주연을 맡게 된다(원래 팀 버튼은 톰 크루즈를 비롯한 대스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때부터 뎁의 경력이 꽃을 피운다. 한때 사랑받던 잘생기고 친근한 아웃사이더를 망쳐 버렸다고 버튼을 비난하기란 쉽다. 그들이 함께 했던 작업들을 떠올려 보면 버튼이 윌리 웡카, ‘다크 섀도우’의 재미없는 뱀파이어 같은 캐릭터를 계속 반복시켜서 뎁의 유니크함을 조금씩 마모시킨 것 같다. 그러나 ‘가위손’은 아마 버튼의 영화 중 최고일 것이고, 뎁이 맡았던 역할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어찌 보면 버튼은 자신의 뮤즈를 창조하고 또한 파괴한 건지도 모른다.

버튼이 시리즈물을 맡고 리메이크를 하면서부터 뎁의 연기가 빛을 잃고 상투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찰리와 초콜릿 공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크 섀도우’ – 이중 창작 작품은 하나도 없다 – 같은 영화에서 뎁은 똑같은 기이한 카리스마를 조금씩만 바꾸어 다른 머리 모양으로 연기하는 것 같았다. 2005년에서 2012년 사이에 나온 이 영화들은 비슷한 것이 잔뜩 쏟아져, 대중이 뎁의 초기 연기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의 끔찍한 모자 장수 역할 같은 것을 보면 ‘에드 우드’나 ‘가위손’에서의 놀라운 연기에도 흠이 갔다. 형편없었던 ‘모데카이’나 ‘숲속으로’의 늑대 역할은 버튼의 책임이 아니지만, 이런 역들도 최소한의 노력만 들이는 만성적인 연기라는 점에서는 똑같다. 저 형편없는 영화들 중 단 두 편만 보아도 이런 의문이 든다. 뎁이 똑같은 색다른 남자의 조금 다른 버전들만을 연기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뎁의 커리어에서 가장 이상한(그리고 가장 화나는) 부분은 이 시점에서 그가 자신의 원칙을 버렸다는 것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늘 가장 흥미로운 역할만 맡으려 했던 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된지 오래일 때 쉬운 선택(시리즈와 리메이크)을 했다. 그는 ‘엿이나 먹으라’고 했지만, 예전에는 그게 명성과 돈을 향해 한 말이었다면 이제는 퀄리티를 향해 하고 있는 말 같다.

그러나 내 안의 12살 소녀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하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에 개를 데리고 왔다는 이유로 감옥에 가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그가 출연한 신작 ‘블랙 매스’는 그가 예전으로 돌아가 앞으로 몇십 년 더 멋진 연기를 보여줄 거라는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른다. 뎁은 화이티 벌저 역을 위해 완전히 변신했다. 그는 잘생긴 얼굴을 버리고 얼룩덜룩한 피부와 벗어진 앞 이마를 선택했다. 버튼 후기 영화들의 식상한 특이함 대신 그의 첫 조폭 영화였던 명작 ‘도니 브래스코’를 떠올리게 하는 세심하게 계획된 강렬함이 있다. 뎁이 ‘블랙 매스’를 통해 임계 질량에서 벗어나고, 다시 한 번 작품에 대한 사랑으로 역할을 고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가죽 팔찌와 섬을 더 살 수 있는 두둑한 출연료 대신에 말이다).

눈을 감으면 그가 잭 스패로우나 윌리 웡카, 스위니 토드의 모습으로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기에게 윙크를 하고 손목을 까닥이며 묘한 억양으로 이제 드디어 다시 일을 할 때가 되었다고 말하는 게 보이는 것 같다.

신작 '블랙 매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Rise And Fall Of Johnny Depp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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