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집으로(2002)`에 출연했던 김을분 할머니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김 할머니 유족은 “할머니가 17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하셨다”고 18일 밝혔다. 김 할머니는 `집으로`에서 유승호와 호흡을 맞췄다. 당시 일곱 살 승우(유승호) 외할머니 역으로 출연해 감동을 선사했다.
충북 영동 산골에서 농사를 짓던 김 할머니는 `집으로` 연출을 맡았던 이정향 감독이 직접 캐스팅했다. 당시 77세였던 할머니는 처음엔 출연을 거부했으나, 감독이 자녀들을 설득한 끝에 가까스로 출연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 당시 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김 할머니는 영화가 흥행하면서 대종상영화제 역대 최고령 신인 여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유명세를 견디지 못해 영화 찰영지이자 고향인 충북을 떠나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왔다.
지난 2008년, 6년 만에 유승호와 재회하기도 했다. MBC `네버엔딩 스토리`에서 김을분 할머니는 훌쩍 자란 유승호를 향해 ”고맙다”며 ”영화에서는 못되게 나왔지만, 승호가 정말 착한 아이였다”고 했다. 유승호도 ”결혼을 늦게 할 생각인데 결혼할 때 할머니께서 꼭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유가족은 ”집으로`를 찍은 이후 (고인은) 서울의 가족 집에서 지내셨다”면서 ”그간 행복하고 평안하게 잘 지내시다가 떠나셨다”고 뉴스1에 전했다. 그러면서 ”(`집으로`를)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안고 지내시다가 가셨다”면서 ”그때 일을 생각하면 행복해하셨다”고 덧붙였다.
영화 `집으로` 이정향 감독과 관계자들은 해당 비보를 접하고, 유가족과 연락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18일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고인의 빈소는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2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에 엄수된다.
이인혜 에디터 : inhye.lee@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