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9년 02월 10일 17시 36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2월 10일 17시 37분 KST

달에서 골프공을 치면 얼마나 멀리 날라갈까?

놀랍게도 이미 50여년 전 실험을 해보았다

올해로 달 착륙 50주년을 맞은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 프로그램에서 2월은 아폴로 14호의 달이다. 아폴로 14호는 8번째 아폴로 유인 우주선이자 세번째 달 착륙선이었다.

1971년 1월31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지구를 출발한 아폴로 14호는 2월5일 달에 착륙해 이틀 동안 머문 뒤 2월9일 지구로 돌아왔다. 당시 아폴로 14호는 아폴로 프로그램 중 처음으로 달에서의 활동 모습을 컬러 텔레비전방송으로 중계했다. 30분간 진행된 방송에서 사령관 앨런 셰퍼드(Alan Shepard)는 매우 흥미로운 이벤트를 펼쳤다. 달에서 골프를 친 것이다.

 

아폴로 14호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가 달에서 골프샷을 날리는 모습. 그의 자서전 <문샷>에 실린 것이다. 실제 사진이 아닌 합성이미지다. 실제 골프공을 날리는 모습은 텔레비전 중계 영상만 남아 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락을 받아 골프공 2개와 아이언 헤드(6번)를 갖고 갔다. 달에 가기 전 그는 달 암석 채집에 쓰는 집게를 아이언 헤드와 연결해 골프채로 쓸 수 있도록 개조했다. 달 표면 탐사 활동을 다 끝낸 2월6일 셰퍼드는 마지막으로 TV 카메라 앞에서 지구의 시청자들을 위해 역사적인 골프 이벤트를 진행했다.

셰퍼드는 “내 왼손에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작은 흰색 공이 있다”고 말한 뒤 골프공을 땅에 떨어뜨렸다. 그리곤 “불운하게도 우주복이 뻣뻣해서 두 손을 다 쓸 수 없다”며 오른손으로 골프공을 쳤다.


하지만 처음엔 모래만 퍼냈을 뿐이었다. 세 번 시도끝에 공을 날려보낼 수 있었다. 두번째 골프공으로 시도한 샷은 다행히 단번에 성공했다. 셰퍼드는 볼이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보며 ”마일스, 마일스, 마일스”(miles and miles and miles)라고 외쳤다. 최소한 1마일 이상은 날아갔다는 표현이었다.

 

 

 

달에서 처음 날아간 이 골프공은 과연 실제로 얼마나 날아갔을까? 실제로 측정해보지 않았으니 정확한 거리는 알 수 없지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0~400야드(183~366m)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셰퍼드 자신은 200야드 정도로 추정했다. 그런데 몇년 전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에단 시겔(Ethan Siegel)이 지구 중력의 6분의 1에 불과한 달에서 이 공이 날아갈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해본 적이 있다. 그는 달의 환경 조건을 충분히 이용했다고 가정할 경우 볼은 70초 동안 공중을 날아 2.5마일(4km) 지점에 떨어졌을 것이라는 계산 결과를 내놨다. 물론 셰퍼드의 샷은 그렇게까지 날아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겔 박사는 셰퍼드의 애초 직감대로 1마일 정도는 날아갔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NASA
아폴로 14호 승무원들. 가운데 있는 사람이 사령관 앨런 셰퍼드다


현재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골프샷의 최대 비거리는 1974년에 세워진 515야드(471m)다. 미국의 프로 골퍼 겸 물리학자 마이크 오스틴이 1974년에 세운 기록이다. 시겔 박사의 추정이 맞다면 셰퍼드는 지구와 달을 통틀어 가장 멀리까지 골프공을 날려보낸 인물이 된 셈이다.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되었습니다.

PRESENTED BY 호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