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태국의 콜리플라워 따기 축제?" 일본 인기 예능 '잇테큐'의 방송 조작 사건

라오스와 태국 사람들이 기분 나쁠 수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8.11.23 18:02
  • 수정 2018.11.24 13:18
ⓒvia bunshun.jp

일본의 민영방송 니혼테레비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 ‘세계의 끝까지 잇테큐!’(이하 ‘잇테큐’)가 지난 18일 ”일부 축제의 규모 및 개최 이유 관해서 설명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사과를 내보냈다. 

일본의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의 보도가 니혼테레비 대표 예능의 존속을 위협했다. 슈칸분슌은 두 번의 단독 특종을 통해 유명 연예인들이 해외의 진기한 축제를 체험해보는 ‘잇테큐’의 한 코너가 아예 없는 축제를 만들어내거나 작은 행사를 축제로 과장했다고 보도했다.

15일 슈칸분슌의 보도를 보면 해당 방송은 지난 5월 20일 ”라오스의 다리 축제”가 길이 25m의 널빤지를 물 위에 걸쳐 놓고 자전거를 타고 건너는 것을 즐기는 축제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라오스 현지의 주재원에 따르면 “라오스에서 다리 축제 같은 건 들어본 적이 없고, 주변의 라오스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는 것.

라오스 내의 관광 행사를 주관하는 정보문화관광부 소속 관계자는 슈칸분슌에 ”이런 자전거 경기는 라오스에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일본의 TV에서 자신들이 직접 만든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프로그램의 취재 신청을 허가한 정보문화관광부 역시 ”일본 측의 만든 것”이라며 ”해당 축제는 라오스에서 처음 열린 것. 이런 취지라면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니혼테레비는 슈칸분슌 쪽에 ”다리 축제는 메콩강 유역에서 예전부터 내려오던 행사고 현지 티브이에서도 다루고 있다. 현지에서 제안을 받아 촬영했으며 제작인 쪽에서 기획하거나 세트 등을 설치한 바가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말을 바꿨다. 

ⓒvia bunshun.jp

지난 2월에 방송된 태국의 ”콜리플라워 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월 14일에 태국 중부의 한 마을에서 열렸다는 이 축제의 메인 이벤트는 2인 3각으로 콜리플라워 20kg을 빨리 수확하는 것을 겨루는 경기로 소개됐다. 본 방송에서는 ”콜리플라워의 유명 산지에서 1년에 한 번 수확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라는 꾸며내기도 했다.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22.2%였다. 시청자와 태국의 문화를 우롱한 것이다. 

슈칸분슌이 연락을 취한 이 마을의 촌장은 ”티브이 방송 코디네이터(현지 촬영을 준비해주는 사람)를 남편으로 두고 있는 여성으로부터 ‘일본의 티브이가 와서 짧은 드라마나 단막극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개최했다”라며 ”얘기하다가 작년에는 야채 가격이 매우 싸서 콜리플라워로 하는 게임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대회를 개최하는 비용을 잇테큐 측이 지급했다는 증거도 있다.

한편 니프티뉴스는 ”슈칸분슌이 이 방송의 숨통을 멎게 할 초대형 특종을 숨겨두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한 관계자의 증언을 전했다. 이 프로그램의 과거 방송에서도 의심스러운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는 것. 슈칸분슌은 11월 8일과 15일 판에서 두 번에 걸쳐 보도하고 그 다음 주인 22일 판에는 후속을 내지 않았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일본 #국제 #니혼테레비 #방송조작 #방송조작사건 #민영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