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10월 31일 10시 39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10월 31일 11시 13분 KST

'행정명령으로 출생시민권 폐지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반론이 제기됐다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미국 하원의장 폴 라이언(공화당, 위스콘신)이 대통령에게 출생시민권 부여를 폐지할 권한이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공개된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아기를 낳으면 그 아기가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이 되어 그 모든 혜택을 받게 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라며 ”이건 말도 안 된다. 말도 안 된다. 이건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금 진행 중”이라며 ”행정명령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정헌법 제14조에 명시된 이 조항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무력화할 수는 없다는 게 대다수 학자들의 견해다.

라이언 의장 역시 이날 켄터키의 WVLK라디오에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보수주의자로서, 나는 헌법 조문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믿으며, 수정헌법 제14조의 경우 (출생시민권에 대한 정의는) 꽤 분명하다. 따라서 (출생시민권 폐지를 위해서는) 매우, 매우 긴 헌법적 절차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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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라이언 하원의장. (공화당, 위스콘신)

 

올해 말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인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의 출생시민권 폐지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강행할 경우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현재 하원에서는 스티브 킹(공화당, 아이오와) 의원이 출생시민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다.

지난 몇 년 간 킹 하원의원은 수정헌법 제14조를 고치는 데 헌법 개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왔다. 이 조항에 시민은 미국의 ”사법권에 속하게 된 사람”이라는 단서조항이 있으므로 해외 국적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보수파 법 전문가들도 이런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뺀 거의 모든 사람들은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출생시민권을 폐지할 수 없다고 본다.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이를 위해서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분명 의회의 (입법) 움직임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내가 행정명령 만으로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관계가 다른 주장도 했다. 그는 출생시민권을 부여하는 국가는 미국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말했으나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한 30여개 국가가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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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한편 트럼프의 이같은 입장은 중간선거를 불과 1주일 앞두고 나왔다. 공화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진지하게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그와 같은 행정명령을 발표할 경우 법적 소송에 휘말릴 게 거의 확실하며, 승소할 가능성도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출생시민권을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침내 대통령이 출생시민권이라는 이 터무니 없는 정책을 손 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나는 항상 포괄적 이민 개혁을 지지해왔고, 이와 함께 출생시민권 폐지도 지지해왔다”고 덧붙였다. 

2010년에도 출생시민권 폐지를 위한 헌법 개정을 주장했던 그레이엄은 이 조항이 ”불법 이민을 끌어들이는 자석” 역할을 해왔으며 ”폐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는 대통령이 제안한 행정명령과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Paul Ryan Rejects Trump’s Claim He Can End Birthright Citizenship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