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이후 첫 재판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법정에서 접한 검찰의 증거와 진술 등에 대해 ”이건 거짓말”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강 변호사는 ‘재판 중에 이 전 대통령과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이게 아닌데, 이건 거짓말인데’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다”고 답했다.
이날 검찰은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의 공소사실 요지를 밝히며 이를 뒷받침하는 각종 증거와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이 아는 사실과 많은 것이 다르다는 취지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10여분의 모두발언을 통해 혐의를 직접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도 자신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걸 속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에서 다스 소송비를 대납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충격이고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이런 이 전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저와 조율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오늘 발언할 일이 있으면 하겠다고 했느냐’는 질문에도 ”저와 이야기한 바가 없다”며 ”오늘은 (재판을) 들으시다가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을 마친 후 퇴정하면서 ”내가 오늘 나도 모르는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아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의 증거가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앞으로의 재판에서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 변호사는 ‘앞으로도 이 전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직접 이야기를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오늘 적극적으로 진술하셨다”며 ”직접 경험한 것을 묻는다면 직접 답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