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5월 23일 15시 52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5월 23일 15시 54분 KST

'러시아 공모' 특검수사에 대한 트럼프 측의 새로운 전략 : 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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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 Roberts / Reuters

워싱턴 -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 승리를 위한 러시아의 ”공모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고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에게는 새로운 의견이 있다. ‘공모했다고 한들 그게 뭐 대수냐?’는 것이다. 

최근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줄리아니는 트럼프가 대선 막판 몇 개월 동안 매일 같이 러시아와 관련된 위키리크스를 언급하고,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러시아 해커들이 훔친 이메일을 거론한 것이 꼭 러시아 ”공모”했다는 뜻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 줄리아니가 말했다.

그랬던 그가 입장을 바꿨다.

“OK, 그리고 만약 그렇다고 해도, 불법은 아니다… 일종의 선물인 셈이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메일)들을 얻는 과정의 불법성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트럼프를 당선시키기 위해 러시아가 개입했는지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에 대한 관심은 거의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측 인사들과의 만남에 쏠려 있다. 하지만 ‘공모’의 증거는 내내 훤히 드러나 있었다. 

Shannon Stapleton / Reuters

 

공화당 대선후보가 된 트럼프는 2016년 8월17일부터 미국 정보기관의 브리핑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익명을 조건으로 밝힌 정보원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분석가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이메일 해킹에 러시아가 연루되어 있으며 위키리크스를 통해 이 자료들을 유출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몇 년 전부터 ”투명성” 단체를 자임하는 위키리크스가 사실은 러시아 스파이 조직의 부서라고 간주해왔다.

2016년 10월7일,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와 위키리크스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러한 해킹과 유출은 미국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로 행해졌다.” 국토안보부(DHS)와 국가정보국(DNI)의 당시 성명이다. 

Jonathan Ernst / Reuters

 

그러나 트럼프는 그 모든 정보들을 무시했다. 위키리크스가 클린턴 대선캠프의 수장 존 포데스타의 메일을 공개하기 시작한지 단 사흘 뒤부터 트럼프는 유세 연설과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를 칭찬하기 시작하며, 미국인들에게 직접 메일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위키리크스! 나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 2006년 10월10일에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윌크스배러 연설에서 한 말이다. 

“클린턴 캠프 측이 평범한 미국인들에 대해 품은 증오를 보여주는 최신 증거다. 이번 위키리크스에서는 그런 증오를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다음 날 플로리다주 파나마 시티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위키리크스 문건은 엄청나다. 속마음을 보여준다.” 10월12일 플로리다주 오칼라에서 트럼프가 한 말이다. ”꼭 읽어보라. 그들이 드러내지 않는 속마음을 알려면 읽어보라.”  

Jonathan Ernst / Reuters

 

같은 날 위키리크스 공식 트위터 계정은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주니어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냈다. 트럼프가 해킹된 이메일을 강조하도록 해달라고 부탁하며 트럼프가 널리 알려야 할 링크를 보낸 것이다. 이 메시지가 온 지 15분 뒤, 트럼프 후보는 위키링크스를 칭찬하는 트윗을 썼다. 이틀 뒤 트럼프 주니어는 위키리크스가 보내준 링크를 올렸다.

트럼프는 선거 당일까지도 위키리크스와 해킹된 이메일을 계속해서 언급했다. 유세에 참여한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와 함께 자주 유세에 등장했던 선거캠프 고문 줄리아니 본인 역시 10월 9일 CBS 뉴스 인터뷰에서 위키리크스를 언급했다. 정보 기관이 러시아 개입 관련 성명을 낸지 불과 이틀 뒤였다. 

Lucy Nicholson / Reuters

 

허프포스트는 이번 기사 작성을 위해 열 명 남짓의 트럼프 선본 관계자와 접촉했다. 그러나 단 한 사람도 트럼프가 대선 전 마지막 한 달 동안 러시아 정보기관이 훔친 문서를 언급(폴리티팩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160번 넘게 언급했다)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번 건에 대한 허프포스트의 문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줄리아니는 자신은 지금도 이메일들이 러시아에 의해 해킹당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말하며, 존 브레넌 전 CIA 국장이나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들은 훔친 것이라 말한다. 내가 보기엔 그 이메일들은 퍼블릭 도메인에 올라가 있던 것들이다.” 줄리아니는 이렇게 말했다. ”또한 미국 정보기관이 옳다고 믿어야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있다. 그들은 맞는 말을 많이 해왔다. 또 그들은 틀린 말을 많이 해왔다. 나는 클래퍼나 브레넌의 말을 반박할 수 있는 이상 결코 그들을 믿지 않을 것이다.”

Rick Wilking / Reuters

 

이는 대선 토론 도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계속해서 칭찬한 이유에 대한 추궁을 받자 트럼프가 취했던 바로 그 접근 방식이다.

2016년 10월9일 열린 두 번째 토론에서 트럼프는 미국 정보기관의 판단을 반박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해킹을 한 게 러시아인들인지 아닌지 모른다.” 트럼프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했던 말이다. ”해킹이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늘 러시아를 탓한다.”

11일 후 열린 세 번째이자 최종 토론에서는 “그녀는 그게 러시아인지, 중국인지, 다른 곳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우리 나라는 전혀 모르고 있다.” 

선거가 끝난 후, 미국 정보기관과 상원 정보위원회는 2016년 여름에 정보당국 전문가들이 냈던 결론과 동일한 보고서를 냈다. 러시아가 위키리크스와 손을 잡고 대선에 개입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목표는 트럼프를 당선시키는 것이었다는 내용이다. 

Rick Wilking / Reuters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상원의원(민주당-버지니아)는 “이건 그냥 팩트”라고 말했다. ”줄리아니의 말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 분명히 말해두는데, 이것은 우리를 진실에게서 멀어지게 하려는 위험한 시도이며, 그들은 러시아 위협의 심각함을 간과하게 만드는 무서운 영향을 낳는다.” 

존 맥러플린 전 CIA 국장 대행 역시 동의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한 줄리아니의 말은 틀렸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 자료가 러시아에서 왔다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거나, 너무 멍청하고 순진해서 써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아니면, 이건 큰 문제인데, 그는 자신이 러시아인들과 손잡고 있다는 걸 잘 알고서도 그렇게 한 것이다.”

한 트럼프 대선캠프 관계자는 트럼프측이 왜 러시아에서 받은 자료를 썼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들은 절박했고, 일단 쓰고 결과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선본측이 그들과 함께 작업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을 이용할 생각은 있었다고 본다. 승리가 가장 중요했다.” 대선을 1년 넘게 앞두고 트럼프에게 해고당했던 샘 눈버그가 말했다. ”이겨야만 했던 것이다. 그런 상황이었을 뿐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Giuliani’s New Stance On Russian Collusion: So What? It’s Not Illegal.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