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2월 23일 09시 42분 KST

청와대는 이방카 트럼프를 '대통령급'으로 예우할 계획이다

"상당한 예우를 제공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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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3일 오후 민항기를 타고 방한하는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고문 겸 보좌관을 정상급에 준하는 예우를 갖춰 맞을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방카 고문은 방한 당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뒤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과 만찬을 한다. 문 대통령이 ‘평창 외교’ 기간 중에 공식 초청한 정상급 인사 외에 오찬이나 만찬을 함께하며 공을 들인 인사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온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쪽 대표단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이 이방카 고문과의 만찬 장소를 상춘재로 정한 것도 그에 대한 예우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징표다. 상춘재는 주로 공식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과의 만찬 장소로 활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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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4일부터는 주로 평창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이방카 고문을 위해, 문 대통령과의 만찬 외에도 김정숙 여사와의 회동,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 등 다양한 일정을 미국 쪽과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23일 이욱헌 의전장과 조구래 북미국장을 인천국제공항으로 보내 이방카 고문을 맞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의 예우 수준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 파견 대표단장으로서의 의전 편의와 경호 측면에서 상당한 예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방카 고문 등 미국 대표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으로 마련된 한반도 평화와 화해 기조를 이어가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미 관계 개선이 없이는 ‘평창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방카 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북-미 관계 개선 필요성 등 우리 입장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이자 최측근인 이방카 고문은, 드러난 것 이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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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부 쪽에서는 이방카 고문의 방한을 통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만남이 불발한 뒤 북-미 접촉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나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등 미국 대표단의 면면을 보더라도, 이방카 고문을 단장으로 한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평창올림픽 폐막식 관람과 미국 선수단 격려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정부는 또 한국산 철강 수입 규제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 최근 불거진 한-미 간 경제 현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방카 고문 쪽이 공식적으로 들고 올 메시지는 “평창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고 “한-미 관계의 우의 부각”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북핵 문제나 한-미 현안인 통상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미국 내 시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로 알려졌음에도 이방카 고문이 그동안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은 주로 여성과 인권, 일자리 등에 한정된 것이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방카 본인이 북한이나 통상 관련 얘기를 공개적으로 발언할 때 어떻게 비칠지 고민할 것”이라며 “다만 그가 대통령 대표단장이라는 공식 역할을 가지고 오며 직책과 관계없이 영향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니 메시지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