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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광객들이 베네치아에서 낸 한 끼 밥값은 144만원이다

이탈리아 최대 관광도시 베네치아를 여행하던 일본인 유학생 4명은 최근 산마르코 광장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봉변’을 당했다. 스테이크 4인분과 생선요리 한 접시, 물을 주문한 이들이 받아든 청구서에 적힌 금액은 1100유로(약 144만원). 서비스료를 더해도 이해하기 힘든 액수였다. 볼로냐에 있는 학교로 돌아간 이들은 이 식당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리고 여행 관련 누리집에 “서비스와 환경, 대우와 품질까지 모두 형편없다.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베네치아에서 이번엔 관광객들에게 터무니없는 바가지 요금을 청구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가디언>을 보면 일본인 유학생들의 ‘불편한’ 여행담은 베네치아 주민행동모임인 ‘그루포 25 아프릴레’가 문제를 제기하며 알려졌다. 그루포 25 아프릴레는 “베니치아의 명성을 위협하고, 모든 주민들에게 손해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관광객 3명이 또다른 식당에서 해산물 파스타 3접시를 먹고 350유로(45만8000원)를 냈다거나, 영국인 3명이 구운 생선 요리(297유로) 등을 점심으로 먹고 526유로(69만원)를 지불했던 경험도 잇따라 드러났다. 베네치아 시장인 루이지 부르냐로는 트위터에 “이 부끄러운 사건이 사실로 들어난다면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언제나 정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식당은 중국인 소유로, 이집트인이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임대료가 올라, 매년 주민 2천명 이상이 베네치아를 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소유의 식당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자 “이탈리아 이름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분노가 표출되는 모양새다. 그루포 25 아프릴레는 문제가 된 식당이 위치한 마르차나지역에서 전체 식당의 1%만 현지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역사 유적이 있는 지역 전체로 보면 절반 가량만을 현지인이 소유한다고 밝혔다. 베네치아가 관광객들과, 이들을 이용해 주머니를 채우려는 외부인들에게 잠식당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매년 3000만명 이상이 베네치아를 방문한다. 주민들은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내비친다. 베네치아와 대탈출(exodus)의 합성어인 ‘베넥소더스’(Venexodus)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이날 <시엔엔>(CNN) 방송이 발표한 ‘2018년 피해야할 관광지 12곳’에도 베네치아가 들었다. <시엔엔>은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들이닥치자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고 있다”며 “주민 수는 5만5000명으로 급감했고, 아예 주데카 운하를 따라 항해하는 크루즈선의 진입을 금지하려는 계획까지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시엔엔>은 또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일랜드 스카이섬 등에서도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관광객 수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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