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반려동물의 죽음, 펫 로스 증후군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대학생 이상미씨(25·가명)는 지난달 중순 16년을 함께 살아온 반려견 '소이'와 이별했다. 처음엔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했다. 그러나 집에 들어오면 늘 반갑게 인사해주던 소이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요즘 이씨는 방 한편에서 소이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 시대, 단지 귀엽고 예쁘다는 의미의 '애완동물'이 아닌 또 하나의 가족으로 생각하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유기동물 확산과 동물학대 사건들이 대표적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 극도의 상실감과 우울함을 느끼는 보호자들이 늘어나며 '펫로스 증후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증상으로는 외로움과 허전함, 죄책감 등으로 인해 분노하거나 우울증, 스트레스 장애 등도 겪고 있다. 실제 2012년 부산에서는 우울증, 불면증 등을 겪던 한 40대 여성이 자살하는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는 사람보다 짧다. 80년을 넘게 사는 사람들과 달리 동물은 그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 15~20년만 살다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문에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강성일 반려동물장례지도사는 "장례식장에 있다보면 슬퍼하는 보호자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처음엔 슬픔에 복받쳐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우리보다 수명이 짧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극복 방법으로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기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에 비해 수명이 짧아 언제나 우리보다 먼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

또한 반려동물을 떠나보냈을 때에는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동물과 이별 후 슬퍼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억지로 슬픔을 참지 말고 있는 그대로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 동물 사진을 보며 글을 쓰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거나 관련 커뮤니티,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이별에 대한 슬픔과 고통을 줄여나가는 방법 중 하나다. 최근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펫로스증후군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해결책을 찾는 모임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의 사진으로 앨범이나 액자를 만들거나 나무를 심고 나무에 반려동물의 이름을 붙여 그들을 기리는 방법도 또 다른 방법.

외로움 때문에 바로 새로운 동물을 들이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의 이별과 만남처럼 다른 동물이 그 허전함을 모두 메울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어느 정도 슬픔이 가신 뒤 기존에 키웠던 동물과 닮은 점이 적은,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되는 동물을 들인다면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사경 해마루케어센터장은 "외국에서는 반려동물이 늙거나 병든 경우 6개월에서 1년까지도 휴직계를 내고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병원에서 케어 받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지만 동물이 세상을 떠나기 전 좋은 추억들을 만들며 오랫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면 동물은 물론 사람들까지도 힐링이 되므로 이게 정말 아름다운 이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동물 #반려동물 #우울증 #뉴스 #라이프스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