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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무릎꿇기'가 새로운 저항운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 김태우
  • 입력 2017.09.28 10:37
  • 수정 2017.09.28 10:43
Sep 25, 2017; Glendale, AZ, USA; The Dallas Cowboys players, coaches and staff take a knee prior to the National Anthem before the game against the Arizona Cardinals at University of Phoenix Stadium. Mandatory Credit: Matt Kartozian-USA TODAY Sports
Sep 25, 2017; Glendale, AZ, USA; The Dallas Cowboys players, coaches and staff take a knee prior to the National Anthem before the game against the Arizona Cardinals at University of Phoenix Stadium. Mandatory Credit: Matt Kartozian-USA TODAY Sports ⓒUSA Today Sports / Reuters

미국에서 '무릎 꿇기' 퍼포먼스가 심상치 않게 퍼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식축구 선수를 대놓고 비난한 것에 대한 반발인데, 인종 차별에 대한 '저항 운동'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무릎 꿇기' 논란을 촉발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9월22일(현지시간) 미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공화당 루서 스트레인지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서 발언에 나서면서부터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난 우리 구단주들이 미국의 국기에 결례를 범하는 선수에게 '저 개새끼(son of a bitch) 당장 끌어내고 해고해'라고 말하는 걸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것은 지난해 미국 프로미식축구(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이던 콜린 캐퍼닉(28)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의 행동에 대한 얘기다.

이들은 미국 경찰이 흑인에 대한 과잉 진압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자 이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가 행사 때 무릎을 꿇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트럼프의 발언은 NFL의 전현직 선수들과 정치권의 반발로 이어졌다.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구단주 제리 존스는 9월25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애리조나 카디널스와 경기를 시작하기 전 국가가 연주되려 하자 코치,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NFL의 로저 구델 위원은 "미국 프로 축구 리그와 선수들은 우리의 나라와 문화의 통합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런 분열적인 발언은 미국 프로 축구 리그와 우리 선수, 게임에 대한 존중의 결여에서 나온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정치인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민주당의 실라 랙슨 리(텍사스) 하원의원도 "나는 국기 앞에서, 수정헌법 제1조에 경의를 표하며, 국기가 자유의 상징이기 때문에, 앞으로 인종주의에 맞설 것이기 때문에 무릎을 꿇는다"며 9월24일(현지시각) NFL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본회의장에서 무릎을 꿇었다.

민주당의 마크 포캔(위스콘신) 하원의원은 9월25일(현지시각) 국회 본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NFL 선수 비판에 항의하는 연설을 한 후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무릎꿇기는 더 넓은 차원의 애국심을 나타내며 나라를 존중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놀라운 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들을 자극하는 트윗을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26일(현지시각) 트위터에서 "NFL은 모든 종류의 규정과 규칙이 있다"면서 "그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국가가 연주되는 도중 무릎을 꿇을 수 없게 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트윗은 '무릎꿇기' 퍼포먼스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유명인사부터 일반인까지 NFL 선수처럼 무릎 꿇기 행위에 동참하면서 트럼프의 행동을 비판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것이 비뚤어진 애국주의이며, 인종차별이라고 해석하는 대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TakeAKnee라는 해시태그를 달면서 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SNS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무릎꿇기' 트윗을 감상해보자.

유명가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는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 무대에서 아들 콰메 모리스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

"오늘 밤 나는 미국을 위해 무릎을 꿇는다"며 "우리 지구, 우리 미래, 세계의 우리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한쪽이 아닌 양쪽 무릎을 꿇는다."

'All in the Family' 등을 만든 방송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노먼 리어(Norman Lear)도 동참했다.

"나는 2차 세계대전에서 참전 용사로 나치와 싸웠다. 평등과 정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오늘 나는 한 번 더 무릎을 꿇는다."

스타트랙 디스커버리 출연진들도 동참했다.

The cast of #StarTrekDiscovery!! #takeaknee #imwithkap #nokapnonfl #RP @therealsonequa ❤❤

Know Your Rights Camp(@yourrightscamp)님의 공유 게시물님,

94살의 참전용사 출신 노인도 트럼프의 행동에 반대를 표시했다. 그는 미주리 주의 농부다.

미식축구장의 응원단원도 뜻을 같이 했다.

동양인 의사인 유진 구(Eugene Gu) 박사도 있다.

"나는 아시아계 미국인 의사지만, 오늘 나는 백인 우월주의에 맞서 무릎을 꿇는다."

시카고 경찰관들도 있다.

심지어 예상하지 못한 인물도 동참했다.

인기 게임 캐릭터 '바람돌이 소닉(Soni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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