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의 유니온 스퀘어에 18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벌거벗은 모습을 묘사한 입상이 세워졌다가 수시간 만에 철거됐다.

이 입상은 실물 크기로 제작되었으며 트럼프의 외형을 디테일 하나 하나까지 정묘하게 묘사했다. 그 특유의 뚱한 표정부터 종종 진짜인지 의심이 되곤 하는 금발의 머리칼, 툭 튀어나온 배... 그런데 한 가지 디테일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것 같다. 바로 '그것'이다.

음...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그것'이 너무 작다. 얼마나 작냐고? 직접 보고 판단하시라:

아, 작은 것만 문제가 아니다. 으레 그 밑에 뒤따라야 할 것은 아예 없다. 입상의 받침에 붙어있는 동판에는 '황제는 배짱(balls)이 없다'라고 써있었다. 영어에서 'balls'는 '배짱'이라는 뜻과 불알(...)을 동시에 의미한다.

허프포스트 US의 보도에 따르면 이와 똑같은 입상들이 로스엔젤레스, 샌프란시스코, 클리브랜드, 시애틀에서도 발견됐다 한다.

몇시간 뒤 공원 관리당국에 의해 강제로 철거되기 전까지 트럼프(나체상. 진짜 트럼프 말고)는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았다.

뉴욕시 공원관리국은 트럼프의 나체상을 즉각 철거하기로 결정했는데 철거 결정에 대한 공식 입장이 너무 웃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쉬 도시의 트윗을 보자:

NYC parks department on naked Trump statue: "NYC Parks stands firmly against any unpermitted erection in city parks, no matter how small.”

— Josh Dawsey (@jdawsey1) August 18, 2016

"뉴욕시 공원 당국은 시 공원에서 허가되지 않은 발기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그게 얼마나 작든지 간에요."

철거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나체상)

이쯤되면 대체 누가 이걸 만든 건지 궁금할 수밖에. 입상 받침의 동판에는 인디클라인(Indecline)이라는 익명의 무정부주의 스트리트 아트 집단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허프포스트 US에 따르면 이들은 과거 헐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경찰의 폭력으로 사망한 흑인들의 이름들을 명판에 새기기도 했다 한다.

인디클라인은 매우 친절하게 트럼프 입상의 제작 과정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