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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 총기 폭력의 생존자다

  • Jane Eisner
  • 입력 2016.06.24 11:46
  • 수정 2017.06.24 14:12
ⓒCarlo Allegri / Reuters

올랜도의 게이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총을 쏜 사람과 달리, 나를 쏜 사람은 내 성적 지향 때문에 나를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 그는 다른 남성의 아이를 가진 여성을 겨눈 것이었다. 다리에 두 발을 맞추었고 계속 쐈지만 머리는 빗나갔다. 그러나 유탄이 내 가슴에 맞았다. 나는 나흘 동안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찾았다.

49명이 죽은 올랜도의 대학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50명이 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나는 고통스럽다. 그들이 살아있다는 게 나는 고맙지만, 그들이 육체적, 감정적, 재정적으로 회복하려면 길고 힘든 싸움을 이제부터 치러야 한다는 걸 나는 알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의 입장에 처해 보았다.

퇴원 직후에 나는 10만 달러가 넘는 2주 입원 치료비 계산서를 받아 들었다. 고통 없이 걷는 데만 7개월 동안의 물리 치료가 필요했다. 3년이 지난 지금에야 나는 붐비는 거리를 불안감 없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감정적으로 안정되었다.

사망한 49명의 가족들을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 보통 총기 폭력 생존자라고 하면 나처럼 직접 총알에 맞은 사람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비통함은 간과되곤 한다. 내가 총에 맞았을 때 가장 먼저 신고해 준 사람인 동네 이발사가 내가 총에 맞은 뒤 몇 달 후에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걸 알게 되자 나는 그런 비통함을 느꼈다. 마치 내 흉터가 다시 벌어진 것 같았다. 이번 범인은 펄스에서 내 LGBTQIA 가족들에게 총을 쏘았다. 우리 모두를 겨눈 것이었다. 나는 총알 하나 하나가 느껴졌다.

나와 함께 총에 맞았던 임신한 여성은 자신과 아이들의 안전을 염려해 우리를 다치게 한 범인에 대해 증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자신이 증언을 하면 다시 찾아올까 봐 두려워했던 것이 이해가 갔다. 그래서 범인은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기로 검찰과 합의를 했고, 1년 반 복역 후 가석방되었다.

나를 쏜 사람이 자유의 몸이긴 하지만, 유죄 선고를 받은 흉악범인 그는 최소한 합법적으로 총을 사지는 못한다. 테러 용의자의 경우는 다르다. 현재의 연방법에 따르면 테러 경계 대상자는 합법적으로 총을 살 수 있다. 생각해 보라. 너무 위험해서 비행기에 탈 수 없다고 간주되는 사람이 반자동 무기를 합법적으로 살 수 있다. 이건 터무니없는 일이고, 모든 미국인들에 대한 모욕이다.

올랜도 사건 이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전국의 총기 폭력 예방 활동가들이 프라이드 행진에 맞춰 행사를 기획했다. LGBTQIA 미국인들은 이 증오 범죄의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시간, 돈, 심지어 피(허가 받은 사람들)까지 기증했다. 내가 살던 두 세계가 합쳐졌다. 양쪽 커뮤니티 모두 어려움에 맞서 일어섰고 서로를 도우려 나섰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이걸 지속할 수는 없다.

총기 폭력 생존자와 LGBTQIA 커뮤니티는 언제나 우리 커뮤니티 밖의 동맹들의 지원에 의존했다. 게이 십대로 자랐던 나는 내가 다닌 고등학교의 게이/스트레이트 동맹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나로 자랐다. 샌디 훅 사건 이후에 생긴 페이스북 그룹인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어머니회는 내가 총에 맞은 뒤 회복할 때 정신적 지원을 해주었다.

총기 폭력은 미국만의 독특한 문제이고, 언제든 우리를 덮칠 수 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흑인 교회에서 총기 사건이 일어난 것이 거의 1년 전이다. 작년 가을에는 콜로라도 여성 병원이 공격받았다. 이번 주에는 플로리다의 LGBTQIA 나이트클럽이 당했다.

인종, 젠더, 종교, 성적 지향과 무관하게, 단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도 너무 많다. 총기 폭력은 매일 백 명에 가까운 미국인을 죽이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한다. 그 숫자가 단 한 명이라도 줄어든다면 그건 한 가족 전체, 아니, 한 커뮤니티 전체에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당신이 기도를 한다면 큰 소리로 기도하라. 하지만 국회의원들에게 위험한 사람들의 손에 총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라고 계속해서 요구하기도 해달라. 월요일에 미국 상원의원 대다수가 NRA의 편을 들어 위험한 사람들(테러리스트 의심자 포함)이 미국에서 총을 살 수 있게 하는 구멍을 막는 것에 반대하는 표를 던졌다. 지금은 투표를 통해 그 의원들에게 책임을 묻고, 미국인들을 위해 줄 사람들로 대체할 때다. 우리에겐 총기 로비에 놀아나는 아첨꾼들이 아닌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손을 잡고 총기 폭력에 맞서야 한다. 그게 우리가 가야 할 유일한 길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I'm A Gay Gun Violence Survivor: What The Pulse Shooting Meant To M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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