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작품상 배제한 골든글로브 시상식 주관 단체
″영화를 홍보하는 배우로서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의 기자회견과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은 특정 회원들의 성차별적 질문과 발언에 직면하는 것을 의미했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블랙 위도우‘로 유명한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를 이같이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영화계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조장하고 세계 영화시장을 장악해 영화계의 불평등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핸슨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는 아카데미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하비 와인스틴 같은 사람들이 합법화한 조직”이라며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조직 내 근본적인 개혁을 하지 않는 한, 영화계는 이 조직으로부터 한발짝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거물 영화 제작자인 와인스틴은 앤절리나 졸리 등 100여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는 미국 영화계 전반을 취재하는 유럽·아시아·남미 등 세계 전역 신문·잡지사 기자들로 구성돼 있다. 1944년부터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해왔다.
최근에는 성차별과 인종차별, 폐쇄성 등에 대한 논란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협회 회원 87명 중 흑인이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06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진행자가 인터뷰 도중 조핸슨의 신체 부위를 만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올해 시상식에선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한국 이름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하면서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하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아예 후보에도 올리지 않아 인종차별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