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내곡동 땅’ 셀프 보상 논란과 관련해 ”존재도 몰랐다”라는 기존의 입장에서 선회해 ”마음 속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존재도 몰랐다” → ”제 마음 속에 내곡동 땅이 없었다”
31일 오전 열린 관훈토론회에서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이 쟁점이었고, 첫 질문부터 관련 내용이 나왔다. 오 후보는 ”민주당 초기 주장대로라면 처갓집이 10배 가까이 벌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시장 시절 제 마음 속에 처갓집의 내곡동 땅이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 후보는 ”선거를 치를 때 재산을 공개하면서 내곡동 땅의 1/8이 아내 소유라는 것을 알긴 했다”면서도 ”우리나라 대부분 남성들이 그렇듯이 내곡동 땅에 대해서 물어보기 민망했다. 그래서 안 물어봤다. ‘그냥, 아, 처갓집에 상속받은 땅이 하나 있구나. 강남 어디인가에 있구나’ 정도로 생각한 게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제 임기 5년 동안 이걸(내곡동 땅) 의식하고 행정 행위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다시 말해서 제 마음 속에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땅’ 논란이 최초로 불거졌을 당시 ”존재도 몰랐다”고 했던 자신의 해명이 문제였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처음에 ‘내곡동 땅의 존재 조차도 몰랐다‘고 말해서 ‘알았는데 왜 몰랐다고 하느냐’고 논쟁이 옮겨 붙는데 (제가)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오 후보, 성급한 해명이 논란 부풀려 ‘억울’
이후에도 오 후보는 ”‘존재 자체를 몰랐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반성한다. 그 표현이 빌미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빠른 대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오 후보는 ”선거를 하면 선거 현장에서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그럴 때 답변하고 싶은 게 있어도 참았다가 돌아가서 캠프에 확인 지시를 하고 돌아오는 데 반나절이나 하루 이틀이 걸린다. 그렇게 대처하면 좋았겠다”며 “당시 (내곡동에 대해) 확산될 텐데 최대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었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거짓말은 아니지 않나. 상대방은 거짓말했다고 말 바꿨다고 하는데, 존재조차 의식 못 했다는 말을 존재도 몰랐다는 표현을 한 게 그렇게 큰 죄가 되나”라며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도 해명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던 오 후보의 또 다른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발언은 지난 29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첫 TV 토론회에서 나왔다. 당시 박영선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입회했냐고 묻자 오 후보는 ”안 갔다”면서도 ”그러나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긴 바 있다.
오 후보는 ”그 점에서 또 오해가 풀려야 한다. 이 문제가 제기되면서 저희 처가가 패닉 상태다. 거의 초토화 상태”라며 ”너무 혼란스러워하고 미안해하고 서로 지은 죄도 없으면서 서로 미안해하는 거다. 집에 가면 아내가 눈치 보고 저도 아내 눈치를 본다”고 읍소했다.
이어 오 후보는 ”이런 상황에서 기억에 겸손해야 한다고 표현한 것은, 처음에 큰 처남이 분명히 갔다는 거다. 장인 어른이 분명히 갔고, 누가 같이 갔나를 기억 못 하지만 제가 안 간 건 분명하다고 말씀하신다”며 ”이게 16년 전 일이라 사람 기억력이 믿을 게 못 되는구나 싶었다”라고 하소연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