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20년 06월 09일 06시 55분 KST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법원 "구속 필요성 소명 부족"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검찰과 이 부회장 측 사이 첨예한 수싸움은 검찰 수사심의 절차에서 ‘2라운드’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9일 오전 2시께 이 부회장과 삼성 옛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사장)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자 아쉬움을 표하며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도 입장을 내 ”법원 기각사유는 기본적 사실관계 외에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등 범죄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고, 구속 필요성도 없다는 취지”라며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인다”면서도 ”불구속재판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선 소명이 부족하다”고 3명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회장 등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등이다.

이 부회장 및 김 전 팀장 측은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난 4일보다 이틀 앞서 검찰이 아닌 외부 전문가들에게 기소 타당성을 판단받고 싶다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부회장 사건을 심의위에 부칠지 결정하는 부의심의위원회를 오는 11일 개최한다. 검찰시민위원 15명으로 구성된 부의심의위는 한 차례 회의만 거쳐 결론을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의심의위가 부의를 의결하면 검찰총장은 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심의위는 기소뿐아니라 불기소, 기소유예 권고도 내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과정에서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의 치열한 공방이 재현될 전망이다. 다만 법원이 이 부회장 등의 혐의는 소명된다고 한 점이 심의위 개최 가능성을 낮출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검찰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이들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을 조정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주가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제일모직 23.2%를 가졌던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옛 미전실의 경영권 승계작업 전반에 관한 계획을 담은 ‘프로젝트 G’를 비롯 이 부회장이 불법 의혹이 제기된 합병 방안을 보고받은 물증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합병 성사를 위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운 ‘시세조종’ 혐의도 있다. 합병 결의 뒤 호재성 정보를 공개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소화하고, 자사주도 대량매입했다는 것이다.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2015년 합병 뒤 1조8000억원의 부채로 잡았다.

삼성바이오는 삼성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은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바꿨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삼성에피스의 장부상 회사가치는 4조5000억원가량 부풀려졌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의도적 분식회계를 했다고도 의심한다.

또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이 부회장을 구속하지 않을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 부회장 측은 1년8개월간의 수사에서 충분한 증거가 수집돼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사실상 도주우려도 없다고 불구속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 측은 앞서 ”시세조정은 결코 없었다” ”주가방어에 불법적 시도는 전혀 없었다”고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시세조종 등 의사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결코 있을 수 없는 상식 밖 주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광고] 네스프레소